뉴욕주, 비만세 추진

"뚱뚱한 것도 서러운데 콜라 한 캔 사 마실 때조차 세금을 뜯겨야 하나요?"

미국 뉴욕주가 콜라와 사이다 등 고칼로리 탄산음료에 대해 '비만세(obesity tax)'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5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133억달러에 달하는 주정부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내년 예산안에 탄산음료 가격의 15%를 비만세로 부과할 방침을 밝혔다. 만일 비만세가 시행된다면 다른 지역에서 1달러인 코카콜라 한 캔의 가격이 뉴욕주에선 1달러15센트가 되는 셈이다. 다만 '다이어트' 표시가 돼 있는 저칼로리 탄산음료는 세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정부 측은 비만세 도입이 성사될 경우 연간 4억달러 정도의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엘리 와드 미국비만학회 뉴욕지부장은 "비만세로 탄산음료 가격이 오르면 어린이와 10대 청소년들이 탄산음료를 덜 마시게 되고, 이는 소아비만 예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탄산음료는 미국공익과학센터(CSPI)가 2005년 미국인 비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 뒤 비만방지 캠페인의 단골 대상이 돼 왔다.

하지만 비만세 도입은 뉴욕에 본사를 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반대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음료협회(ABA)는 비만 증가의 원인과 관련해 유전적인 측면 등 다른 요인에 대한 사례조사가 부족한 가운데 탄산음료만 비만의 주범으로 매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시민들의 반응도 냉담하다. 맨해튼 시민인 빅터 로페즈는 "콜라에 세금을 매긴다는 건 멍청한 짓"이라며 "콜라 판매가 조금 줄어들 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