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서재를 들여다 보면 미국 외교 정책을 엿볼 수 있다.”

금융위기 타개와 더불어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 등 산더미같은 각종 외교안보 과제를 짊어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외교 관련 책들을 탐독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가 가장 즐겨 읽은 외교안보 서적은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출신의 스티브 콜이 지은 ‘유령 전쟁(Ghost Wars)’과 저명한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의 ‘공동의 부(Common Wealth)’다.

2004년 출간된 ‘유령 전쟁(Ghost Wars)’엔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인 활동들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에 끝내 실패한 사연 등이 담겼다.오바마는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알 카에다 소탕에 대한 노력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며 빈 라덴의 생포와 아프가니스탄 안정에 주력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공동의 부’는 지난 2005년 선진국의 빈곤지역 지원 필요성을 역설한 ‘빈곤의 종말’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제프리 삭스의 올해 신작으로, 미국과 같은 ‘큰 정부’들이 지구 온난화와 세계 빈부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는 또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의 전직 외교안보 관리들의 목소리에도 꾸준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NYT는 오바마가 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를 비롯해 미국을 공격하려는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부시 독트린’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에게 자문했다고 전했다.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외교안보 참모였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매케인을 지지했던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이라크 전쟁을 현장에서 이끌었던 토미 프랭크스 전 중부군 사령관 등 정치적 반대파들로부터도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