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은 16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인 0∼0.25%로 낮췄다.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 개막으로 코스피지수가 17일 오전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다.

美 금리인하는 이미 예견된 호재로 지수에도 선반영돼 왔었다. 그러나 최근 증시는 악재보다 호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미 금리인하에 예상보다 화끈하게 화답하는 모습이다.

이번 반등은 금융위기 우려로 급락하며 1000선을 하회했었던 10월말과는 분명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랠리가 지속되자 단기 반등 목표치도 1300선으로 슬그머니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미 금리인하 단행이 달러 가치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며 향후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91일물 기준) 금리는 연일 하락하며 16일 채권시장에서 CD 금리는 전날보다 0.25%포인트 내린 연 4.49%에 마감했다. 이는 2006년 6월19일(4.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 시장 뿐만 아니라 시중 금리도 크게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안정으로 투자심리 안정과 지수 반등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지수가 지속적으로 올라도 투자자들이 쉽게 시장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급락장 문제의 주범이었던 은행과 건설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수 랠리를 주도하자 불확실성을 피해 온 투자자들이 당황하고 있는 것.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올라도 반등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부정적인 경기전망으로 인해 경계심이 커진 상황이라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수 반등에도 대응이 어려운 이유로 "어렵다는 현실로 해당 종목에 대한 접근을 주저하는 사이 오히려 어려운 분야에 정책이 집중되면서 단기 반등 모멘텀이 발생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물시장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서지 않은 채 프로그램 매매로 지수 등락 흐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투신의 소극적 대응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미 금리인하 호재에도 투신권 매도에 지수는 발목이 잡히며 1170선으로 후퇴하고 있다. 투신권의 매수 여력을 뒷받침해 줄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못하며 연말까지 투신의 소극적 태도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번 반등을 아슬아슬한 블록쌓기로 비유했다.

대우증권은 "주식을 사고 싶은 마음이 강할 때가 바로 고점의 징후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은 심리게임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라가는 시세의 각도만 놓고 보면 1200선을 과열로 볼 수 있다며 주식을 더 사고 싶을 때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대우증권은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