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은 이 은행 창립 이래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은행 중 소비자금융 분야에서 약체였던 기업은행은 서민섬김통장을 통해 단숨에 예ㆍ적금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4월1일 출시된 이후 소액 예금자들이 꾸준히 가입해 지난 15일 현재 23만6750계좌에 4083억원이 모였다. 예금은 40~50대,적금은 20~40대로부터 고르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민섬김통장의 성공 비결은 '역발상'에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의 상품은 예치하는 금액이 클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돼 거액의 자산가일수록 재산을 늘리기에 유리하게 돼 있다. 일부 상품은 최저 가입한도까지 설정돼 있어 일정액 이상의 돈을 갖고 있지 않은 고객은 가입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서민섬김통장은 이 같은 관행에서 탈피해 서민층의 소액 예금에도 높은 금리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고액 예금일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1인당 예금은 3000만원,적금은 월 50만원 내에서 가입이 가능하도록 예금액 상한선을 설정했고,최저 가입한도는 없앴다.

서민섬김통장의 최고 금리는 1년 만기 적금 기준으로 연 6.2%다. 기본금리 5.6%에 기업은행과 처음으로 거래를 하는 고객에게는 우대금리 0.3%가 더해지고,급여이체를 하거나 신용카드 등 다른 금융상품에 추가로 가입하면 0.3%의 우대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개인만 가입이 가능하고 이자는 만기에 한꺼번에 지급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에서 예ㆍ적금 상품에 상한선을 정한 것은 서민섬김통장이 최초"라며 "서민들에게 더 많은 금리 혜택을 주기 위해 이름도 '서민섬김통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서민섬김통장에 가입한 고객은 예금액의 1.5배까지 신용대출을 해 주는 '서민섬김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적금에 가입한 고객은 계약 기간의 3분의 1 이상을 지연 없이 납부했을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 한도는 계약금액의 1.5배이고 주거래 관계에 있는 고객은 2배까지도 대출이 가능하다"며 "대출을 받고 나서 계속 적금을 부으면 납입한 금액에 따라 대출 금리도 자동으로 낮아져 이자 부담도 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이와 함께 다른 적금 상품도 내년 1월까지 가입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상은 '대한민국 모임통장''기업사랑부금' 'IBK 평생비과세저축' 등이다. '대한민국 모임통장'과 '기업사랑부금'은 각각 0.3%포인트,'IBK평생비과세저축'은 0.4%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수시입출금식 통장인 '대한민국모임통장'의 최고금리는 연 0.4%로 높아졌고 '기업사랑부금'은 연 5.4%,'IBK 평생비과세저축'은 연 5.3%까지 금리가 높아졌다. '기업사랑부금'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이상 적립금을 내면 전체 가입액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 상품이고 'IBK 평생비과세저축'은 연간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되는 상품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