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소비자대상] 한번만 봐도 느낌이 와야 산다 Feel so good!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08년 한국 소비자들은 불황의 여파로 저가·소량형 생필품을 찾으면서도 자기 만족과 건강을 위한 가치 상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야누스적인 소비 행태를 보였다. '
이마트가 최근 전국 119개 점포의 상품군별 매출 동향을 분석해 내놓은 올해 소비 트렌드다. 올해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에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각종 먹을거리 파동 같은 부정적인 요인과,웰빙트렌드의 확산 등 긍정적 요인이 혼재했다. 이에 따라 소비 행태도 불황형 '가격 중심' 소비와 웰빙·선진형 '가치 중심' 소비가 함께 나타났다는 의미다. 식품과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가격이 싸면서도 실속있는 저가·기본형 상품들이 잘 팔리는 동시에,건강이나 주관적인 가치 만족을 높이기 위한 유기농식품이나 전자기기 등도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비단 대형마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내 전체 소비·유통시장에서 '명품''프리미엄''하이엔드' 등으로 표현되는 '고급화' 바람과 함께 '초대박 세일''창고 대개방' 등 가격파괴 열풍이 동시에 불었다. 백화점에선 패션 잡화 등 명품브랜드 매출은 30%대 고속 성장을 질주했다. 또 불황 속에서도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계 만년필 선글라스 액세서리 등 고급 패션 소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한편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진행한 할인 행사장은 값싸면서 질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다이소,에코마트 등 '1000원숍'과 오렌지팩토리아울렛 등 상시 할인매장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명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받들어지거나,가격이 싸다고 해서 모두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어 감성적 가치를 충족시키는 명품·프리미엄 상품,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뒷받침되는 실속형 상품들만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2008년 하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에서도 이 같은 기준을 충족시킨 제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삼성전자의 LCD TV '파브 보르도 850'과 휴대폰 '햅틱2',노트북컴퓨터 '센스 X360'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최첨단 기능과 고품격 디자인으로 해당 분야에서 '명품'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브 보르도 850'은 두께가 44.4㎜로 기존 LCD TV의 절반이다. TV 베젤(테두리) 끝부분에 새로운 패턴을 추가해 명품 오브제 TV로서의 품격과 세련미를 높였다. '햅틱2'는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의 최대 히트작인 '햅틱'의 후속 모델로,터치 느낌과 위젯(자주 쓰는 기능을 바탕 화면에 모아 놓은 작은 그래픽 도구) 기능 등이 강화됐다. '센스 X360'은 1995년 첫 선을 보인 노트북 시리즈 '센스'의 완결판으로 무게는 동급 제품 중 가장 가벼우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은 가장 긴 10시간에 달한다.
금융 부문에서는 기존 상품을 재발견하거나 변화를 줘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상품들이 각광을 받았다. 대표적인 상품은 국민은행의 '허브 정기예금'.목돈 예치 후 매달 고객이 선택한 일정 비율의 원금과 이자를 수령해 생활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적립식 펀드 등에 재투자할 수 있어 추가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하나 택스리펀드 카드'는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의 골칫거리인 부가가치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기능으로 인기를 모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