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로 불황 뚫는 中企조합] (3·끝) 레미콘 연합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레미콘 배차시간이 생명…손바닥 보듯 관리
'감'에 의존 탈피…차량 줄여 유류비 등 비용절감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의 레미콘 생산업체 원주ENG.출하실에서 컴퓨터 모니터에 떠 있는 지도를 지켜보고 있던 직원이 인터폰으로 연락을 취한다. "차량 2대만 대주세요. " 3~4분 뒤에 레미콘차량 기사가 납품송장을 받아들고 공사현장으로 출발한다.
"여기 모니터에 레미콘 차량 표시된 것 보이시죠.어느 공사현장에 차가 대기 중인지,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손바닥 보듯 알 수 있습니다. 레미콘은 빨리 굳어 배차시간이 생명인데,이 시스템 덕에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거죠."(원주ENG 출하담당 직원)
원주ENG가 이 같은 '차량관제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지난 9월.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업종별 정보화 클러스터 사업'에 선정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이종화)가 시범사업자로 원주ENG를 지정한 것.차량관제시스템이란 레미콘 차량 운전석에 위성을 통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단말기를 달아 사무실에서 실시간 컴퓨터 모니터로 레미콘차량의 위치는 물론 회송차량 대기차량 등을 구분해 볼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종전에는 현장의 공기지연으로 레미콘 차량이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많아 레미콘을 반품·폐기처분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90분 내 레미콘을 뿜어내지 않으면 불량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레미콘이 굳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기 중에도 시동을 끌 수가 없어 유류비가 많이 들었다. 게다가 차량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감'에 의존해 배차간격을 조절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원주ENG는 차량관제시스템을 도입한 뒤 차량관리가 수월해져 유류비를 절감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아졌다. 이 회사 최상섭 대표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19대였던 레미콘 차량을 14대로 줄여 월 평균 유류비를 20% 정도 절감했다"며 "최근 건설 업종의 불황이 유독 심각한 상황에서 이만한 비용이라도 아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또 현재 개발 중인 '공동사업관리시스템'을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해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공동사업관리시스템이란 조달청의 요청으로 공공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거래과정에서 조합과 조합원사 간에 일어나는 납품통지,납품확인,세금계산서 발행,대금정산 등의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화나 팩스로 처리하거나 담당직원이 직접 조합을 방문해야만 돼 쓸데없는 시간과 비용을 허비했다. 강문혁 조합 부장은 "이 시스템이 운영되면 하루에 10건 넘는 팩스 송수신이 3건으로 줄어들고 매달 160건에 달하는 세금계산서의 우편발송 물량도 온라인 처리가 가능해진다"며 "전국 12개 지역조합 및 조합원사에서 통신·교통비용으로 지불하는 연간 1억5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화 회장은 "일부 대기업 레미콘 업체에서는 이미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중소업체들은 비용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회원사들이 이 시스템을 본격 활용하게 되면 원가절감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감'에 의존 탈피…차량 줄여 유류비 등 비용절감
강원도 원주시 우산동의 레미콘 생산업체 원주ENG.출하실에서 컴퓨터 모니터에 떠 있는 지도를 지켜보고 있던 직원이 인터폰으로 연락을 취한다. "차량 2대만 대주세요. " 3~4분 뒤에 레미콘차량 기사가 납품송장을 받아들고 공사현장으로 출발한다.
"여기 모니터에 레미콘 차량 표시된 것 보이시죠.어느 공사현장에 차가 대기 중인지,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손바닥 보듯 알 수 있습니다. 레미콘은 빨리 굳어 배차시간이 생명인데,이 시스템 덕에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거죠."(원주ENG 출하담당 직원)
원주ENG가 이 같은 '차량관제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지난 9월.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업종별 정보화 클러스터 사업'에 선정된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이종화)가 시범사업자로 원주ENG를 지정한 것.차량관제시스템이란 레미콘 차량 운전석에 위성을 통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단말기를 달아 사무실에서 실시간 컴퓨터 모니터로 레미콘차량의 위치는 물론 회송차량 대기차량 등을 구분해 볼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종전에는 현장의 공기지연으로 레미콘 차량이 장시간 대기하는 일이 많아 레미콘을 반품·폐기처분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90분 내 레미콘을 뿜어내지 않으면 불량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레미콘이 굳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기 중에도 시동을 끌 수가 없어 유류비가 많이 들었다. 게다가 차량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감'에 의존해 배차간격을 조절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원주ENG는 차량관제시스템을 도입한 뒤 차량관리가 수월해져 유류비를 절감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아졌다. 이 회사 최상섭 대표는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19대였던 레미콘 차량을 14대로 줄여 월 평균 유류비를 20% 정도 절감했다"며 "최근 건설 업종의 불황이 유독 심각한 상황에서 이만한 비용이라도 아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또 현재 개발 중인 '공동사업관리시스템'을 내년부터 현장에 적용해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공동사업관리시스템이란 조달청의 요청으로 공공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거래과정에서 조합과 조합원사 간에 일어나는 납품통지,납품확인,세금계산서 발행,대금정산 등의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화나 팩스로 처리하거나 담당직원이 직접 조합을 방문해야만 돼 쓸데없는 시간과 비용을 허비했다. 강문혁 조합 부장은 "이 시스템이 운영되면 하루에 10건 넘는 팩스 송수신이 3건으로 줄어들고 매달 160건에 달하는 세금계산서의 우편발송 물량도 온라인 처리가 가능해진다"며 "전국 12개 지역조합 및 조합원사에서 통신·교통비용으로 지불하는 연간 1억5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화 회장은 "일부 대기업 레미콘 업체에서는 이미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중소업체들은 비용 때문에 이를 상용화하지 못했다"며 "내년부터 회원사들이 이 시스템을 본격 활용하게 되면 원가절감을 통해 불황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