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부실 줄여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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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갈리아조선소에 6000억 수혈
키코 손실 3분기까지 2314억원
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자회사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정상화하기 위해 총 6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회사의 잠재 부실이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자금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급등한 환율로 상당한 규모의 환차손도 우려된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연말에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경우 통화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평가손실은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와 맞먹는 돈을 키코 한방으로 날려버린 셈이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준비 중인 한화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인수자금 마련도 벅찬 마당에 대우조선해양의 잠재 부실마저 예상보다 크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면 위로 떠오른 자회사 부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망갈리아조선소에 1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했다. 현지 임직원의 체불 임금과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대우조선해양의 부담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중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망갈리아조선소가 선박 건조 기한을 지키지 못해 발주처에 물어야 하는 선박인도 지체 위약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망갈리아조선소가 현재 건조 중인 선박 가운데 인도 시기를 지체한 것은 컨테이너선 등 10여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갈리아조선소는 이 선박들에 대해 척당 하루 평균 1만5000달러가량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배를 짓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비투자도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피해액을 줄이는 차원에서 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했으나 아직 건조 작업을 시작하지 않은 선박 6~7척을 아예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로 옮겨 만드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1997년 인수한 망갈리아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후판(厚板) 부족.동유럽 철강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충분한 후판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수리조선 사업을 접고 신조선 사업에 나서면서 시설투자 시기를 놓친 탓도 크다. 최근 2년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으며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망갈리아조선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자회사 부실 논란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망갈리아조선소 외에도 중국 옌타이에 있는 산둥유한공사와 지난해 인수한 선박 부품 제조회사인 신한기계도 각각 500억원 이상과 700억원가량의 누적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들의 부실을 청산하고 '클린 컴퍼니'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대 1조원 이상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또 다른 잠재 부실, 키코
작년 말 대우조선해양은 통화파생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 환율이 더 떨어지거나 최소한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런 예측은 크게 빗나갔고 키코로 인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에 명기된 대우조선해양의 키코 손실액은 2314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태산LCD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평가손 가운데 442억원은 실제 손실로 확정됐다. 문제는 4분기 들어서도 환율 오름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3분기 손실액은 지난 9월30일 마감 환율(1207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최근 환율이 이보다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연말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키코 손실액은 3분기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말 환율이 1400원을 웃돌 경우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키코 손실액이 최대 4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재석/장창민 기자 yagoo@hankyung.com
키코 손실 3분기까지 2314억원
대우조선해양이 해외 자회사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를 정상화하기 위해 총 6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회사의 잠재 부실이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자금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게다가 급등한 환율로 상당한 규모의 환차손도 우려된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연말에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경우 통화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평가손실은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와 맞먹는 돈을 키코 한방으로 날려버린 셈이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준비 중인 한화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인수자금 마련도 벅찬 마당에 대우조선해양의 잠재 부실마저 예상보다 크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면 위로 떠오른 자회사 부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망갈리아조선소에 1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했다. 현지 임직원의 체불 임금과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대우조선해양의 부담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중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망갈리아조선소가 선박 건조 기한을 지키지 못해 발주처에 물어야 하는 선박인도 지체 위약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망갈리아조선소가 현재 건조 중인 선박 가운데 인도 시기를 지체한 것은 컨테이너선 등 10여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갈리아조선소는 이 선박들에 대해 척당 하루 평균 1만5000달러가량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배를 짓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비투자도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피해액을 줄이는 차원에서 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했으나 아직 건조 작업을 시작하지 않은 선박 6~7척을 아예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로 옮겨 만드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1997년 인수한 망갈리아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후판(厚板) 부족.동유럽 철강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충분한 후판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수리조선 사업을 접고 신조선 사업에 나서면서 시설투자 시기를 놓친 탓도 크다. 최근 2년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으며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망갈리아조선소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자회사 부실 논란도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망갈리아조선소 외에도 중국 옌타이에 있는 산둥유한공사와 지난해 인수한 선박 부품 제조회사인 신한기계도 각각 500억원 이상과 700억원가량의 누적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들의 부실을 청산하고 '클린 컴퍼니'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이 최대 1조원 이상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또 다른 잠재 부실, 키코
작년 말 대우조선해양은 통화파생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 환율이 더 떨어지거나 최소한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이런 예측은 크게 빗나갔고 키코로 인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에 명기된 대우조선해양의 키코 손실액은 2314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태산LCD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평가손 가운데 442억원은 실제 손실로 확정됐다. 문제는 4분기 들어서도 환율 오름세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3분기 손실액은 지난 9월30일 마감 환율(1207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최근 환율이 이보다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연말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하는 키코 손실액은 3분기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연말 환율이 1400원을 웃돌 경우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키코 손실액이 최대 4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안재석/장창민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