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새 광업법이 통과되면서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네시아 의회가 16일 광물 개발에 대한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내용의 새 광업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광물자원 개발 잠재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수년간 석탄 구리 니켈 등 풍부한 광물자원의 개발 허가권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립해왔다.

이번에 새로 통과된 광업법은 지방정부의 광물자원에 대한 영향력 강화로 요약된다.지방정부는 우선 자원개발에 관심있는 기업들에게 5년간 광물자원을 탐사 허가권을 부여한뒤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 완전한 광물 개발 협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된다.이 광업법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발효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최악의 시기에 새 광업법 통과는 기업들에겐 엎친데 덮친 격이다.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니켈은 가격은 연초 대비 60% 가량 떨어진 상태다.인도네시아광업협회의 프리요 프리바디 소에마르노 이사장은 “새 광업법 통과 이후 인도네시아 광업계는 아주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새 광업법이 대형 외국계 광산업체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호주의 리오틴토나 BHP빌리턴 등 외국계 대형 광산업체들은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형 광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나섰으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대립 및 높은 규제 장벽 등에 부딪쳐 구체적인 성과를 거의 내지못했다.

하지만 외국계 업체들에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새 광업법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전략 지역’에 한해서 장기 채굴 허가를 내줄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전략 지역’에 대한 구체적 정의는 없지만 중앙정부가 전략지역 지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