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산업 한ㆍ일전' 리베로를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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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천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경제 커져도 핵심부품은 日의존, 녹색분야선 전철 밟지 말기를
축구 국가대표 한ㆍ일전은 어떤 나라와의 경기보다 늘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국민들의 기대는 다시 선수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한ㆍ일간 역사적인 숙명의 관계는 비단 정치 외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스포츠,문화 등 모든 면에 걸쳐 극복의 대상과 경쟁자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박차를 가한 1960년대 이후 산업에서도 한ㆍ일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무역수지보다 늘 일본과의 무역수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온 것은 위에서 말한 한ㆍ일 축구전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것이다.
산업 한ㆍ일전에서 우리가 거두고 있는 점수는 이제까지 대부분 5 대 0으로 뒤졌다,최근 한 점 차까지 바짝 따라붙은 수준에 왔으나 한편으로는 어렵사리 골을 넣어도 어이없는 실점으로 국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듯이 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첨단산업으로 무장한 우리 공격수들의 능력이 좋은데도 점수 차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것은 수비가 약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산업의 기반이 약해 수비가 뚫리고 산업구조상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미드필더의 층이 얇은 것이 주원인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9억달러 적자를 내는 등 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같은 기간 일반 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무역적자 비중은 30%대에 달한다.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40억달러 이하로 떨어진 해도 있었으나 이는 외환위기 직후의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고,이후 국내 경제규모의 성장에 따른 대일 무역수지는 더욱 악화돼 온 게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수입ㆍ수출액의 차이로 인해 나타난 결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 산업이 발전할수록 IT 생산장비의 수입이 늘어나 결국 일본 업체의 배만 불려온 결과를 낳았고 오히려 일본의 생산장비 업체들이 장비 공급의 주도권을 이용해 거꾸로 국내 IT산업을 위협하는 현상이 현재도 되풀이되고 있다. 핵심 부품ㆍ소재산업을 여전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산업은 양적으로 비약적인 팽창을 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고부가가치 장비로 이뤄진 상부 구조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때마다 동일한 전철을 밟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처한 상황과 역량을 냉철하게 분석해 그 돌파구를 보다 철저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최대 국정지표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걸었다. 차세대 먹거리가 될 녹색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수긍하지만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이면을 아는 사람들에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는 대목이다. 과거와 같이 시스템 보급 형태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면 관련 부품ㆍ소재산업 기반이 취약한 국내 여건상 핵심 부품ㆍ소재는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일본 산업의 시장 창출 역할을 우리 스스로 하는 꼴이 될 것은 자명하다는 점에서다.
기계산업은 축구로 치면 홍명보와 같은 리베로의 역할을 하는 업종이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공격형 수비수로서의 기능을 더욱 키워야 할 때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도 대일무역 역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무역역조 품목인 고부가가치 펌프 및 밸브의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모든 역랑을 투입할 예정이다. 주요 업종에서 이런 노력들이 가시화될 경우 이제 산업 한ㆍ일전에서도 동점골뿐만 아니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릴 때가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경제 커져도 핵심부품은 日의존, 녹색분야선 전철 밟지 말기를
축구 국가대표 한ㆍ일전은 어떤 나라와의 경기보다 늘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국민들의 기대는 다시 선수들을 바짝 긴장시킨다. 한ㆍ일간 역사적인 숙명의 관계는 비단 정치 외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스포츠,문화 등 모든 면에 걸쳐 극복의 대상과 경쟁자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박차를 가한 1960년대 이후 산업에서도 한ㆍ일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무역수지보다 늘 일본과의 무역수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온 것은 위에서 말한 한ㆍ일 축구전과 비슷한 맥락이라 할 것이다.
산업 한ㆍ일전에서 우리가 거두고 있는 점수는 이제까지 대부분 5 대 0으로 뒤졌다,최근 한 점 차까지 바짝 따라붙은 수준에 왔으나 한편으로는 어렵사리 골을 넣어도 어이없는 실점으로 국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듯이 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첨단산업으로 무장한 우리 공격수들의 능력이 좋은데도 점수 차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는 것은 수비가 약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산업의 기반이 약해 수비가 뚫리고 산업구조상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미드필더의 층이 얇은 것이 주원인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299억달러 적자를 내는 등 1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같은 기간 일반 기계산업이 차지하는 무역적자 비중은 30%대에 달한다. 대일 무역적자 규모가 40억달러 이하로 떨어진 해도 있었으나 이는 외환위기 직후의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고,이후 국내 경제규모의 성장에 따른 대일 무역수지는 더욱 악화돼 온 게 사실이다.
이는 단순히 수입ㆍ수출액의 차이로 인해 나타난 결과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 산업이 발전할수록 IT 생산장비의 수입이 늘어나 결국 일본 업체의 배만 불려온 결과를 낳았고 오히려 일본의 생산장비 업체들이 장비 공급의 주도권을 이용해 거꾸로 국내 IT산업을 위협하는 현상이 현재도 되풀이되고 있다. 핵심 부품ㆍ소재산업을 여전히 일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산업은 양적으로 비약적인 팽창을 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나,고부가가치 장비로 이뤄진 상부 구조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때마다 동일한 전철을 밟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처한 상황과 역량을 냉철하게 분석해 그 돌파구를 보다 철저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최대 국정지표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걸었다. 차세대 먹거리가 될 녹색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은 누구나 수긍하지만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이면을 아는 사람들에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기는 대목이다. 과거와 같이 시스템 보급 형태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면 관련 부품ㆍ소재산업 기반이 취약한 국내 여건상 핵심 부품ㆍ소재는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일본 산업의 시장 창출 역할을 우리 스스로 하는 꼴이 될 것은 자명하다는 점에서다.
기계산업은 축구로 치면 홍명보와 같은 리베로의 역할을 하는 업종이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공격형 수비수로서의 기능을 더욱 키워야 할 때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도 대일무역 역조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무역역조 품목인 고부가가치 펌프 및 밸브의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모든 역랑을 투입할 예정이다. 주요 업종에서 이런 노력들이 가시화될 경우 이제 산업 한ㆍ일전에서도 동점골뿐만 아니라 역전 결승골을 터뜨릴 때가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