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세운상가가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60년대 근대화의 상징이자 대형 주상복합 건물의 효시로 평가되는 세운상가가 철거된 자리에는 대규모 녹지 공원(조감도)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17일 세운상가 앞 종묘에서 오세훈 시장,김기성 시의회 의장,김종인 대림산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열고 종로변 현대상가 건물의 철거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세운상가는 1968년 완공된 지상 12~13층 높이의 주상복합 단지로 종묘에서 남산 방향으로 현대·세운·청계·대림·삼풍·풍진·신성·진양 등 8개 상가가 연이어 있다.

서울시는 이번에 철거되는 현대상가 자리에 내년 4월까지 길이 70m,폭 50m에 총면적 3000㎡ 규모의 녹지 광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시행은 SH공사,시공은 대림산업이 맡았다. 서울시가 건물·토지주 및 세입자 보상을 위해 선투입한 1000억원의 예산은 나중에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이 완료될 때 시행자인 SH공사로부터 반환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어 2단계로 2012년까지 세운·청계·대림상가를 철거한 뒤 폭 90m,길이 290m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로는 2015년까지 삼풍과 풍진,신성,진양상가 터에 폭 90m,길이 500m의 녹지를 만들어 종묘~남산 간 녹지축 조성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세운상가 일대에 폭 90m에 1㎞에 달하는 대규모 '도심 숲길'이 만들어져 북한산~종묘~세운 녹지광장~남산~용산민족공원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강북 녹지 축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청계천과 종묘 등을 묶어 이 일대를 문화관광 벨트로 육성한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 사업을 세운상가 주변(43만8000㎡)에 밀집한 노후 주택 및 상가 등을 재개발하는 세운재정비촉진사업(민간사업)과 연계해 도심권의 생활·업무환경을 대폭 개선할 방침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