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한 평 남짓한 좁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뒷골목 '쪽방촌'.이 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최모(76) 할머니의 집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쌀과 라면 내의 등 겨울 생필품을 짊어지고 방문했다.

"할머니,더 젊어지셨어요. 우리 주현미 콘서트 가야죠." 이 부회장이 안부 인사를 건네자 최 할머니는 "올해도 온다고 해서 한참을 기다렸다"며 주섬주섬 커피와 귤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여직원들이 짠 목도리를 최 할머니의 목에 둘러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벌써 3년째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쪽방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년 연말마다 최 할머니를 방문하고 있다.

쪽방 방문 프로그램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삼성 사장단 23명이 참여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요셉의원,이상대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종로구 쪽방상담센터,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은 영등포 쪽방상담소를 각각 방문했다. 부산과 대전,인천 등의 지역은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이 사장단을 대신해 쪽방촌을 찾았다.

삼성 사장단과 임직원들이 이날 전달한 물품은 쌀 5만㎏과 김치 7000㎏,라면 2500상자,내의 2000벌 등이다. 삼성그룹은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올 연말까지 총 45억여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임직원도 14만명에 달한다. 삼성 임직원들은 무료급식 지원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