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해외펀드 시장 전망은 전반적으로 어둡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머징 증시는 물론 선진 증시도 본격적인 반등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따라서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회복 가능성을 감안해 지역별로 상품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해외펀드 수익률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당분간 펀드 자산 중 해외상품 비중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적극적인 투자자를 기준으로 할 때 펀드 자산 중 국내와 해외 비중을 2 대 1로 짜는 게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펀드시장에서 주식형의 경우 국내 상품과 해외 상품의 잔액은 약 6 대 4로 이뤄져 있다. 국내 상품은 조금 더 늘리고 해외 투자는 약간 낮추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해외 펀드는 국내 상품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는 위험 노출을 줄이라는 충고다.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내년 말 끝난다는 점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삼성증권은 내년에는 이머징시장 내에서도 우열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표적 이머징 증시인 브릭스 4개국 가운데에는 중국과 브라질이 러시아와 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삼성증권은 관측했다. 러시아는 인플레 압력으로 금리가 상승 추세여서 기업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다. 반면 중국은 경기부양책 효과가 기대되고 실적 둔화세가 다른 이머징에 비해 덜해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다.

선진국 상품 중에는 일본이나 유럽보다는 미국펀드가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일본은 엔고 지속으로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있고 외국인 매도세가 강한 점이 부담이다. 하나대투증권은 내년에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소비재펀드와 인프라펀드 등 해외 섹터펀드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