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에 이어 모건스탠리가 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내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17일 신용시장 냉각과 자산가치 하락 등의 여파로 올 4분기(9월-11월)에 22억9500만달러(주당 2.34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예상했던 분기 손실 2억9800만달러(주당 34센트)를 크게 웃도는 규모여서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18%나 폭등했던 모건스탠리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후 5% 가량 떨어진 15달러 선에 거래됐다.

모건스탠리의 실적 발표 직후 열린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도 개장 초반 1.0% 가량 떨어진 8834.90선을 맴돌았다.

이날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4분기 순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억8800만달러 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이 높은 수준임을 반영했다.

회사 측은 모기지 관련 12억달러, 부동산 펀드 투자 등에서 18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존 맥 CEO(최고경영자)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이례적인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특히 4분기영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투자회사인 발&게이너의 투자전략가인 매트 맥코믹은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의 수익모델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면서 “미국경제가 회복되려면 넘어야할 난관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 간판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는 16일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과 수수료 감소 여파로 지난 4분기(9~11월)에 21억2000만달러(약 2조8600억원ㆍ주당 4.97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가 분기별 적자를 낸 것은 1999년 회사 상장 이후 처음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