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쓰레기가 식량이 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디자인 하라...월드 체인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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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스테픈 지음. 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703쪽. 3만3000원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골디락스라는 호경기 시대가 막을 내리고 깊고 캄캄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컨설팅사 AT커니는 시나리오 경영기법을 동원해 최선의 경우부터 최악의 경우까지 네 가지 상황을 제시한 바 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는 1930년대의 끔찍한 불황이 재현되는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제 악화 이슈보다도 더욱 심각하고 중요한 이슈는 환경 악화 이슈다.
2년 전 영국 표준협회를 방문했을 때 만난 영국 사람의 말이 기억난다. 지구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려면 경제,사회,환경 요인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데 경제,사회,환경은 중요도가 똑같은 병렬적인 관계가 아니라 포함 관계라는 것이었다. 경제가 아무리 좋아도 그 경제를 포함하고 있는 사회가 흔들리면 금방 망가진다는 것이다. 사회가 아무리 잘 유지돼도 환경이 망가지면 사상누각이라는 것.경제 바깥에 사회가 있고 사회 외곽에 환경이 있다는 말이었는데,이런 주장은 매우 설득력있었다.
18세기 후반에 대량생산 방식의 자본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한 이후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물론 그 중간에 금융공황,경기후퇴,장기불황 같은 하강 국면도 있었고 장기적 주식호황,부동산 호황,골디락스 같은 상승 국면도 있었다. 하지만 하강 국면이든 상승 국면이든 우리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우리의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이렇게 누적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 가속화와 극심한 기후변화라는 원치 않은 현상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가 진짜냐,가짜냐에 대해 공방이 거셌다. 하지만 이제 지구온난화는 거부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진위가 아니라 해결 방안이다. 그래서 수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법 제시에 여념이 없다. 이제 그 해법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해법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 미래는 현재에 존재한다. 그것도 바로 우리 주위에 흩어져 있는 것이다.
월드체인징(worldchanging.com)은 알렉스 스테픈이 설립한 것으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혁신을 연구하는 온라인 두뇌집단이다. 저널리스트,디자이너,미래학자,기술자들이 물질,주거,도시,지역사회,비즈니스,정치,지구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인터뷰들을 자유롭게 기고한다.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의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웨비 어워드 위원회로부터 최우수 웹사이트로 선정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이트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 실린 많은 아이디어들을 소개한 책이 바로 <월드체인징>이다.
2004년 동남아에서 발생했던 쓰나미를 잘 기억할 것이다. 이 쓰나미가 발생하자 피터 그리핀이라는 한 블로거가 '동남아시아 지진 및 쓰나미 블로그(SEA-EAT blog)'를 만들어 월드체인징의 기고자들을 블로그에 초대했다. 이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도 몰려들었다. 그래서 이 블로그는 재해를 복구하기 위한 자원과 구호,기부,자원봉사에 관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을 강타하자 SEA-EAT팀은 다시 모여 카트리나헬프(KatrinaHelp) 블로그를 만들어 또 한번 위력을 과시했다.
지속 가능한 건축설계 전문가로 유명한 윌리엄 맥도너는 실내를 양털과 섬유소로 만든 건물을 설계했다. 이 건물은 수명이 다했을 때 저절로 자연 분해돼 퇴비 더미로 바뀌고,이 퇴비 더미에서 농작물이 자란다. '쓰레기가 곧 식량'이 되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를 쓰레기로 버리지말라(Don't waste wastes)'는 문구가 생각난다.
요즘 지속 가능한 관광도 뜨고 있다. 어떤 지역에 단지 즐기러 갔다가 쓰레기나 버리고 오는 관광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배우러 가고 그 지역에서 자고 물건을 사면서 현지인들에게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관광이다. 요즘은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해서 자연 재해나 인간의 탐욕과 실수로 빚어진 재난 발생 지역을 일부러 찾아가고 있다. 쓰레기를 주우러 히말라야 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자원봉사 관광은 21세기의 새로운 자선 형태이다.
이 책에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이런 아이디어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들이 주옥같이 담겨져 있다. 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상품을 만드는 생물모방,자신들의 전통을 비디오에 담는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 날리우드,옛 제철소 부지를 멋진 공원으로 만든 독일의 뒤스부르크-노르트 공원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도 있다. 비자발적 공원으로 비무장지대,대안언론으로 오마이뉴스가 바로 그런 경우다. 빌 게이츠가 미래예측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5년 안에 일어날 가까운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반면 10년 안에 일어날 먼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맞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현재에 충실하게 해내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지구 전체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책에 나온 아이디어 중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자.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골디락스라는 호경기 시대가 막을 내리고 깊고 캄캄한 터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컨설팅사 AT커니는 시나리오 경영기법을 동원해 최선의 경우부터 최악의 경우까지 네 가지 상황을 제시한 바 있다. 물론 최악의 경우는 1930년대의 끔찍한 불황이 재현되는 경우다. 그런데 이런 경제 악화 이슈보다도 더욱 심각하고 중요한 이슈는 환경 악화 이슈다.
2년 전 영국 표준협회를 방문했을 때 만난 영국 사람의 말이 기억난다. 지구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려면 경제,사회,환경 요인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데 경제,사회,환경은 중요도가 똑같은 병렬적인 관계가 아니라 포함 관계라는 것이었다. 경제가 아무리 좋아도 그 경제를 포함하고 있는 사회가 흔들리면 금방 망가진다는 것이다. 사회가 아무리 잘 유지돼도 환경이 망가지면 사상누각이라는 것.경제 바깥에 사회가 있고 사회 외곽에 환경이 있다는 말이었는데,이런 주장은 매우 설득력있었다.
18세기 후반에 대량생산 방식의 자본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한 이후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물론 그 중간에 금융공황,경기후퇴,장기불황 같은 하강 국면도 있었고 장기적 주식호황,부동산 호황,골디락스 같은 상승 국면도 있었다. 하지만 하강 국면이든 상승 국면이든 우리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우리의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이렇게 누적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 가속화와 극심한 기후변화라는 원치 않은 현상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가 진짜냐,가짜냐에 대해 공방이 거셌다. 하지만 이제 지구온난화는 거부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진위가 아니라 해결 방안이다. 그래서 수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비롯해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해법 제시에 여념이 없다. 이제 그 해법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해법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 미래는 현재에 존재한다. 그것도 바로 우리 주위에 흩어져 있는 것이다.
월드체인징(worldchanging.com)은 알렉스 스테픈이 설립한 것으로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혁신을 연구하는 온라인 두뇌집단이다. 저널리스트,디자이너,미래학자,기술자들이 물질,주거,도시,지역사회,비즈니스,정치,지구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인터뷰들을 자유롭게 기고한다.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의 오스카 상으로 불리는 웨비 어워드 위원회로부터 최우수 웹사이트로 선정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이트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에 실린 많은 아이디어들을 소개한 책이 바로 <월드체인징>이다.
2004년 동남아에서 발생했던 쓰나미를 잘 기억할 것이다. 이 쓰나미가 발생하자 피터 그리핀이라는 한 블로거가 '동남아시아 지진 및 쓰나미 블로그(SEA-EAT blog)'를 만들어 월드체인징의 기고자들을 블로그에 초대했다. 이들이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도 몰려들었다. 그래서 이 블로그는 재해를 복구하기 위한 자원과 구호,기부,자원봉사에 관한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멕시코만을 강타하자 SEA-EAT팀은 다시 모여 카트리나헬프(KatrinaHelp) 블로그를 만들어 또 한번 위력을 과시했다.
지속 가능한 건축설계 전문가로 유명한 윌리엄 맥도너는 실내를 양털과 섬유소로 만든 건물을 설계했다. 이 건물은 수명이 다했을 때 저절로 자연 분해돼 퇴비 더미로 바뀌고,이 퇴비 더미에서 농작물이 자란다. '쓰레기가 곧 식량'이 되는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를 쓰레기로 버리지말라(Don't waste wastes)'는 문구가 생각난다.
요즘 지속 가능한 관광도 뜨고 있다. 어떤 지역에 단지 즐기러 갔다가 쓰레기나 버리고 오는 관광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배우러 가고 그 지역에서 자고 물건을 사면서 현지인들에게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관광이다. 요즘은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해서 자연 재해나 인간의 탐욕과 실수로 빚어진 재난 발생 지역을 일부러 찾아가고 있다. 쓰레기를 주우러 히말라야 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자원봉사 관광은 21세기의 새로운 자선 형태이다.
이 책에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이런 아이디어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들이 주옥같이 담겨져 있다. 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상품을 만드는 생물모방,자신들의 전통을 비디오에 담는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 날리우드,옛 제철소 부지를 멋진 공원으로 만든 독일의 뒤스부르크-노르트 공원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도 있다. 비자발적 공원으로 비무장지대,대안언론으로 오마이뉴스가 바로 그런 경우다. 빌 게이츠가 미래예측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5년 안에 일어날 가까운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반면 10년 안에 일어날 먼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맞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현재에 충실하게 해내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고 지구 전체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책에 나온 아이디어 중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자.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이마스(emars.co.kr) 대표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