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은 왜 이렇게 따뜻해?" 무심코 던진 아이의 이 한마디에 나는 금세 콧날이 시큰해졌다. 어린 시절의 아득한 기억 속에 내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느꼈던 그 따스한 감촉이 전광처럼 되살아난 것이다. 뒤늦게나마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해 준 고마운 한마디였다. 만일 아이의 그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영영 아버지의 손이 그처럼 따스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뻔했다.

수필가 송성헌씨의 첫 에세이집 <따스한 손>의 한 구절이다. 등단 10년차인 그는 문인이자 출판인으로 살아온 이야기들을 40편의 글에 녹여냈다. 세상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눈길이 행간마다 따스하게 전해져온다. 주제도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사랑,어머니와 자식에 대한 사랑 등 세상의 온기를 찾고 북돋우는 데 맞춰져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도 재미가 없으면 읽히지 않고 재미만 추구하면 글의 품격이 떨어지기 쉬운데 그의 글에는 재미와 감동이 함께 녹아 있다. '수필은 철학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수단으로 가장 적당한 문학장르이며 송성헌의 수필은 이런 기능을 잘 살리고 있다. 그의 수필은 많은 지식과 함께 계몽적 성격도 지니게 된 것 같은데,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계몽적 가르침도 기법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거부감 없이 소중한 글이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우종)라는 평을 들을 만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