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이젠 사도 된다"…투자의견 상향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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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경색의 직격탄을 맞고 고꾸라졌던 은행주 주가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도높은 유동성 공급으로 시중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금융위기 우려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덕분이다.
한동안 "잠재된 부실이 드러나지 않아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면서 말을 아껴오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사도 될 것 같다"는 목소리를 하나 둘 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은행주를 지금 사야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은행株, 한달 사이 40% 상승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베어마켓(약세장에서 일시적인 상승) 랠리 기간동안 은행주는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저점을 형성한 이후 전일까지 코스피지수가 23.3% 오르는 동안 은행의 주가(KPX 은행업종지수)는 40% 가량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11월 저점대비 80% 가량 급등했고, KB금융지주(66%) 우리금융지주(64%) 외환은행(41%) 등의 상승률도 비교적 컸다.
은행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0.7배 수준으로 회복했다.
◆애널리스트들도 부정적 시각 점차 거둬
은행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한달째 이어가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부정적 시각을 점차 거두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키코 등 파생상품 평가손실, 수익성 하락 등 부정적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부실이 터져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은행주의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올려잡았다.
세계 각국이 추가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로 위기가 해결될때까지 돈을 계속 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게 은행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구경회 연구원은 "유성성 확대는 금융시장을 구조조정하자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은행의 실적 악화 추세는 짧고 굵게가 아닌, 가늘고 길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이 개별 은행의 실적이 아니라 거시변수인 유동성으로 옮겨갔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이후 약 4~7개월 정도의 시간차(time lag)가 지나면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낮아졌다"면서 "반면 은행주는 금리인하 시점부터 빠르게 시장수익률을 상회(Outperform)한 바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회사채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 은행주를 사면 너무 늦다는 게 구 연구원의 결론이다.
구 연구원은 "아직까지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금리 인하로 풀린 시중의 유동성이 금융회사들을 거쳐 회사채 시장까지 도달하고 자금경색 또한 완화될 것"이라며 은행주 매수 시점을 지금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자기자본이 튼튼하고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1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목표주가도 각각 4만원과 2만7000원으로 올려잡고,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면서 목표주가만 각각 7900원과 9200원으로 높였다.
키움증권도 정부의 정책이 은행 주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증권사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가 은행권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한도를 당초 자기자본의 15%에서 30%로 확대해주면 소액주주의 희생을 수반하는 증자 등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기자본 비율을 9%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은행 대구은행 등 순수 은행의 경우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BIS 비율을 맞추기 힘들었지만,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한도 조정을 통해 가능해졌다는 진단이다.
서 연구원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대출수요 또한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의도대로 내년 1분기에는 신용경색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LIG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중자금이 은행권으로 들어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상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비싼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돼 은행의 예대마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판매되고 있는 저축성예금의 대부분이 만기 1년물의 특판예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장금리 변동에 대한 유연한 조달구조를 구출할 수 있어 조달비용 개선 효과에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한동안 "잠재된 부실이 드러나지 않아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면서 말을 아껴오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사도 될 것 같다"는 목소리를 하나 둘 내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은행주를 지금 사야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은행株, 한달 사이 40% 상승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베어마켓(약세장에서 일시적인 상승) 랠리 기간동안 은행주는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저점을 형성한 이후 전일까지 코스피지수가 23.3% 오르는 동안 은행의 주가(KPX 은행업종지수)는 40% 가량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11월 저점대비 80% 가량 급등했고, KB금융지주(66%) 우리금융지주(64%) 외환은행(41%) 등의 상승률도 비교적 컸다.
은행업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0.7배 수준으로 회복했다.
◆애널리스트들도 부정적 시각 점차 거둬
은행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한달째 이어가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부정적 시각을 점차 거두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키코 등 파생상품 평가손실, 수익성 하락 등 부정적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한꺼번에 부실이 터져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HMC투자증권은 이날 은행주의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올려잡았다.
세계 각국이 추가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로 위기가 해결될때까지 돈을 계속 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게 은행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증권사 구경회 연구원은 "유성성 확대는 금융시장을 구조조정하자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은행의 실적 악화 추세는 짧고 굵게가 아닌, 가늘고 길게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이 개별 은행의 실적이 아니라 거시변수인 유동성으로 옮겨갔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0년대 이후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이후 약 4~7개월 정도의 시간차(time lag)가 지나면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낮아졌다"면서 "반면 은행주는 금리인하 시점부터 빠르게 시장수익률을 상회(Outperform)한 바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회사채 시장이 안정된 이후에 은행주를 사면 너무 늦다는 게 구 연구원의 결론이다.
구 연구원은 "아직까지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면 금리 인하로 풀린 시중의 유동성이 금융회사들을 거쳐 회사채 시장까지 도달하고 자금경색 또한 완화될 것"이라며 은행주 매수 시점을 지금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자기자본이 튼튼하고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1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목표주가도 각각 4만원과 2만7000원으로 올려잡고,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면서 목표주가만 각각 7900원과 9200원으로 높였다.
키움증권도 정부의 정책이 은행 주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증권사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가 은행권의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 한도를 당초 자기자본의 15%에서 30%로 확대해주면 소액주주의 희생을 수반하는 증자 등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기자본 비율을 9%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환은행 대구은행 등 순수 은행의 경우 정부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BIS 비율을 맞추기 힘들었지만,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한도 조정을 통해 가능해졌다는 진단이다.
서 연구원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 대출수요 또한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정부의 의도대로 내년 1분기에는 신용경색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LIG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중자금이 은행권으로 들어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상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조달금리가 비싼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돼 은행의 예대마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판매되고 있는 저축성예금의 대부분이 만기 1년물의 특판예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시장금리 변동에 대한 유연한 조달구조를 구출할 수 있어 조달비용 개선 효과에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