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기술협력…日기업 독점 탈피 연3000억원대 수입대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긴밀한 기술협력을 통해 일본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던 반도체 검사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협력사로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업체 프롬써어티(대표 임광빈)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Nand Flash)의 품질을 검사하는 자동검사장비 'TF-4000'을 개발했다.

이 장비는 초기 제작된 웨이퍼의 불량 여부를 검사해 원인을 분석한 뒤 복구방법을 찾아내 후속공정인 '레이저 리페어(재생복구)'단계로 넘겨준다. 지금까지 일본 및 미국 업체들이 연간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해왔다. 특히 연 3000억원대인 한국 시장은 일본의 어드밴테스트가 독점해왔다.

이번에 국산화된 장비는 검사속도 등 성능면에서는 기존 외산 장비와 대등하거나 일부 항목에선 우수하면서도 가격은 대당 6억7000만원 선으로 일본산(1억~2억엔)의 최대 25% 수준(환율에 따라 변동)에 불과해 국내 시장 공급은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프롬써어티 관계자는 "최근 4개월간의 데모테스트(성능분석) 결과 검사대상인 낸드플래시에 대한 정보 추출과 분석 능력,불량판정 정확도 등이 외산 장비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실제로 12인치(300㎜) 웨이퍼 한 장당 검사시간을 기존 2800초에서 2100초대로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프롬써어티는 이번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을 위해 전체직원의 75%인 90명을 연구인력으로 투입하고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반도체 검사장비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200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70억원이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5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을 프롬써어티에 상주시키는 등 물심양면으로 장비 개발을 도왔다.

프롬써어티 관계자는 "이번 장비 개발로 국내 수요 전체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에만 연간 40~60대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는 이번 장비 국산화 과정을 통해 총 1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프롬써어티와 삼성전자는 앞으로 지속적인 기술협력을 통해 2009년에는 DRAM용 웨이퍼 검사장비도 국산화할 계획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