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포르티스 벨기에 은행부문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7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보두앵 프로트 BNP파리바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은행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낸데다 지난주 벨기에 법원이 포르티스 주주들의 손을 들어줘 내년 2월까지 매각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자 이브 레티름 벨기에 총리에게 145억유로(약 200억달러)에 달하는 포르티스 은행 인수 계약을 포기할 준비가 돼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합작금융사인 포르티스 그룹이 지난 10월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난에 봉착하자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3국 정부는 각각 자국내 사업부문을 인수했고,이후 네덜란드는 완전 국유화 조치를 단행했지만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정부는 자국 내 포르티스 사업부문을 BNP파리바에 매각키로 했다.그러나 포르티스의 소액주주들은 주주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분리·매각 결정은 무효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브뤼셀 법원은 지난주에 내년 2월까지 매각절차를 중단하라고 판결했다.BNP파리바는 당초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포르티스 승인절차를 마무리 할 계획이었다.

현재 벨기에 정부는 법원의 매각절차 동결에 불복해 다시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포르티스를 인수할 경우 BNP파리바는 6000억유로의 예금을 보유한 유럽 최대 은행으로 부상하게 된다.

BNP파리바는 포르티스 인수 차질에다 투자은행 부문 손실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다.BNP파리바는 전날 올들어 11월까지 기업 및 투자은행 부문에서 7억1000만유로(9억8100만달러)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9월까지 8억7900만유로의 세전이익을 낸 것을 감안할때 10,11월 두달동안 무려 16억유로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이중에는 미국 월가 최대의 다단계 금융사기극인 버나드 매도프 사건에 물린 3억5000만유로도 포함됐다.BNP파리바는 투자은행 부문 인력의 5%에 해당하는 8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BNP파리바 주가는 이날 프랑스 증시에서 19.3% 하락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