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와 원료공급 계약으로 국내시장 70% 장악…올매출 1186억

삼성토탈이 3g 무게의 플라스틱 병뚜껑 원료시장을 적극 공략,불황 타개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플라스틱 병뚜껑의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의 품질 차별화를 통해 국내외 시장점유율을 확대해가며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는 것.

삼성토탈은 최근 국내 최대 생수업체인 제주자치도개발공사 삼다수와 연간 1500t 규모의 플라스틱 병뚜껑용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측은 이번 계약으로 국내 플라스틱 병뚜껑 원료 시장점유율이 생수용은 90%,음료수 전체로는 7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토탈의 국내 병뚜껑 원료 판매량은 지난 2006년 2800t에서 올해 4800t으로 71.4% 늘어나는 등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최근 3~4년간 시장점유율이 매년 10%포인트 이상씩 높아져 현재는 50%로 경쟁업체인 솔베이,BP 등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12억 중국 인구의 절반이 삼성토탈의 합성수지 원료로 생산한 병뚜껑이 달린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3g 무게의 병뚜껑에는 첨단 화학기술이 응축돼 있다. 플라스틱 병뚜껑은 일정한 압력과 힘에 의해 쉽게 열리면서도 반대로 단단하게 밀봉돼야 하는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가져야한다. 뜨거운 액체를 넣었을 때 팽창에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 대부분 식·음료용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인체 무해성과 관련한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한다. 각 업체들이 생산하는 3g 병뚜껑의 품질은 PE,PP 등 원료로 사용되는 합성수지의 미묘한 물성차이와 품질에 의해 달라진다는 게 삼성토탈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3g 병뚜껑에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혁명적인 수준의 화학기술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며 "병뚜껑 제조업체들과의 지속적인 기술협력을 통해 확보한 합성수지 생산기술력이 세계적인 경쟁업체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토탈이 플라스틱 병뚜껑용 원료로 판매하는 합성수지는 연간 7만2000t(올해 기준)에 달한다. 이 물량은 병뚜껑 280억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연간 판매량 중 수출이 95% 이상을 차지한다. 판매 단가는 일반 제품용 합성수지에 비해 20~30% 높다. 이 회사는 올해 이 부문 매출액이 작년(900억원)보다 31.7% 많은 118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합성수지 매출에서 병뚜껑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선에 머물고 있지만 수출단가가 높은 효자 상품"이라며 "동유럽과 동남아 시장 등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 비중을 계속 높여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