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산업에서 감산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주목된다.

4분기 적자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가 고사할 때까지 계속될 '치킨게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인 모바일 D램과 그래픽 D램 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타격이 덜 하다"며 "반도체 생산량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해 치킨게임의 확실한 승자가 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수천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내년 2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버틸 여력은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보다 2.6% 늘어난 7조692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일부 반도체 업체가 퇴출되고 남은 업체들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어 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원가경쟁력이 우수한 삼성전자의 이익이 커지고, 점유율도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CD 부문은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위주인 탕정 라인을 그대로 가동하되,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용인 천안 라인은 연말 이후 수요 감소에 대비해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구미 1-6공장과 파주 7공장의 가동을 오는 2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일시 중단키로 했으며, 하이닉스도 같은 기간동안 집단 휴가를 실시해 20~30% 가량 감산을 단행할 계획이다.

또 이날 포스코는 설비 가동 이래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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