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선을 맴돌고 있는 반면 홍콩H지수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 주목된다. 특히 국내에 있는 중국 펀드들이 H주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어 이 지수의 상승세가 더욱 관심을 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 속에 풍부한 유동성이 H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H지수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유동성이 풍부한 42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18일 홍콩H지수는 2.18% 오른 8555.06으로 마감되며 나흘째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만 18.69%나 올랐다. 이 기간 7.72% 상승에 그친 상하이종합지수보다 3배 가까이 더 오른 셈이다. 지난 10월28일 저점에서는 50.53%나 급등,상하이종합지수(13.76%)보다 4배 가까이 뛰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입한 중국 펀드는 대부분 H주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조원을 웃도는 중국 펀드 수익률(연초 대비)은 H지수 반등 덕분에 10월28일 -65.66%에서 전날엔 -52.95%로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

H지수 강세는 수급상 외국인의 '사자'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잇단 금리 인하로 인해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자 외국인이 홍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증시 거래 비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이 H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H지수 내 금융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란 지적이다. 김선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은 H지수의 57%를 차지한다"며 "미국발 금융 불안이 잠잠해지며 H지수 내 금융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가격제한폭이 없는 점도 H지수 흐름이 탄력적인 이유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H지수가 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마 팀장은 "H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6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보다 10% 정도 낮은 상태"라며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김 연구원은 "같은 기업의 주식인 중국 본토의 A주와 홍콩 H주 사이의 주가 차이가 바닥권인 20% 수준까지 좁혀져 저평가 인식이 사라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