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연말할인 겹쳐 내수 활성화 기대

정부가 19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키로 하면서 완성차 내수시장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입할 때 최대 수십~수백만원의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어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자동차 내수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차값 얼마나 싸지나

개별소비세 인하폭은 배기량 1000~2000cc가 1.5%포인트,2000cc 초과가 3%포인트다. 소비자들이 국산차를 구입하면서 아낄 수 있는 금액은 20만원(소형차)에서 최대 350만원(대형차) 정도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현대자동차 쏘나타 N20 트랜스폼을 구입할 때,소비자들은 종전에 2155만원(권장 소비자가 기준)을 냈지만 앞으로는 2115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약 4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 330 럭셔리 역시 종전 4629만원에서 4469만원으로 160만원 낮아졌다.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포르테 S 고급형은 1435만원에서 1408만원으로 27만원,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 QV300 고급형 2WD는 3833만원에서 3700만원으로 133만원 각각 하향 조정됐다.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의 준중형 신차 라세티 프리미어는 1770만원에서 10738만원으로,소형차 젠트라X는 1028만원에서 1009만원으로 내려갔다. 국산차 중 최고가인 쌍용자동차 체어맨W V8 5000 리무진의 경우 1억200만원에서 9848만원으로 352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수입차는 더 내려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는 더 큰 가격인하 효과를 보게 됐다. 수입차의 경우 세관 통관 기준으로 개별소비세율이 매기지지만,각 업체들은 국산차와 똑같이 구입단계에서 가격을 깍아주기로 했다.

렉서스 LS460 AWD는 종전에 1억2000만원에 팔렸지만,세금인하 효과로 1억159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같은 브랜드의 ES350 가격은 5770만원에서 5580만원으로 190만원 낮아졌다.

폭스바겐의 중형세단인 파사트 2.0 TDI 프리미엄은 4450만원에서 4380만원으로 70만원,페이톤 3.0 TDI는 8990만원에서8700만원으로 290만원 각각 떨어졌다. BMW의 최고급 모델인 750Li는 1억8000만원에서 1억7500만원으로 500만원 인하됐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모델별로 대략 70만~500만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생겼다"며 반겼다.

차업계 내수 '숨통'

각 자동차업체들이 불황타개를 위해 이달부터 큰 폭의 가격인하 행사를 벌이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선 가장 싼값에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각종 유류비 지원행사와 세금 절감액을 더하면 차값 인하효과가 최고 1000만원 안팎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달 한 달간 쏘나타 트랜스폼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80만원,제네시스와 베라크루즈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각각 200만원씩 깍아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과거 현대차를 구입한 적이 있는 고객에 대한 추가할인에다 소비세 인하를 감안하면 제네시스 구입고객은 4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기아차 역시 오피러스와 모하비 구매고객에게 각 200만원 상당의 주유권을 제공하고 있다. GM대우는 베리타스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200만원,르노삼성은 전 모델을 대상으로 100만원의 유류비를 각각 지원한다. 쌍용차는 렉스턴과 뉴로디우스 구입고객에게 200만원을 깍아주며,차종별 생산월 기준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추가할인을 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연말을 맞아 큰 폭의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데다 정부가 세금까지 깍아주기로 해 내수시장이 일시적으로 달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