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감독 당국이 씨티그룹에 대해 감시와 규제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17일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감독청(OCC)은 최근 씨티그룹의 경영전략 논의와 인수ㆍ합병(M&A) 작업에 대해 직접 관여하기 시작했다. 미정부는 씨티그룹에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250억 달러, 2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해 지분 7.8%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FRB와 OCC는 아직 씨티그룹 경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전달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씨티그룹의 중요 결정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씨티그룹 경영진은 지난달 추진했다가 실패한 미 중소 지방은행 체비체이스와의 M&A 협상 과정을 FRB와 OCC에 상세히 보고했다. 씨티그룹이 체비체이스 은행인수를 포기한 것도 표면적 이유는 씨티그룹의 주가하락이었지만 실제로는 감독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으리란 관측이다.

미 정부가 씨티그룹에 대한 간섭 수위를 높이는 이유는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붓는만큼 그에 대한 사후관리도 철저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의회와 시장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과거 씨티그룹이 몸집불리기를 위해 대규모 M&A를 거듭하며 온갖 금융 스캔들에 휘말렸던 전력도 무시할수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