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2일 업무보고

국토해양부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때 부동산 규제 완화 단계를 넘어선 '부양책 수준'의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획재정부가 18일 서울 강남권 3개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투기과열지구와 주택투기지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국토부 방침을 인정키로 함에 따라 국토부의 대책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정부가 당초 국토부의 투기지역 해제 의견에 반대하다가 전격 수용쪽으로 돌아선 것은 최근 부동산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 들어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무더기로 쏟아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 등 굵직한 대책을 11차례나 내놨다. 이로써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 규제였던 △수도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규제 등이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5만채(업계 추산)에 달했고,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기존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기는커녕 더 커졌다. 매수세도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는 급감했다.

이에 국토부는 부양책 수준의 대책을 건의키로 한 것이다. 우선 내밀 카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미분양 주택 매입 시 한시적 양도소득세 면제 △민간택지 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매 제한 완화 등을 1순위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양책을 일시에 쏟아낼 경우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또다시 투기바람이 불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국토부도 양도세 한시적 면제의 경우 외환위기 때처럼 광범위하게 도입하기보다 '지방 미분양 물량'에 한해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세 차례에 걸쳐 이 제도를 활용,미분양 3만채를 해소한 적이 있다. 당시 미분양에 시달리던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도 이 제도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민간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도 검토된다. 또 전매 제한 기간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매 제한은 주택을 분양받은 뒤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이달 초부터 완화된 규정이 적용돼 수도권에서는 짧게는 1년,길게는 7년이 적용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최대 2년 이상 줄인다는 방침이다. 전매 제한 폐지도 검토했으나 매물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전매 제한 기간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