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백병원

경기도 평택에 사는 이모씨(65)는 약 3주 전 기차를 타고 여수에 갔다. 여행 목적이 아니라 2년 넘게 괴롭혀온 어깨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여수백병원에 도착하니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환자들로 로비는 붐볐지만 친절한 의료진을 접하니 마음이 놓였다. 간단한 관절경 수술을 받고 1주일간 입원해 재활치료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치료 전에는 통증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져서 주변 사람들과 자주 다퉜는데 수술로 이렇게 말끔해질줄 알았으면 왜 미뤄왔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여수백병원은 2005년 개원한 106병상 규모의 아담한 어깨질환 전문병원이다. 무릎 척추 등 모든 정형외과 질환을 손색없이 치료하지만 지금은 전체 환자 중 55~60%가 어깨질환일 정도로 어깨 치료분야를 특화시켜나가고 있다. 이곳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치료 비용이 수도권 병원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즉 여수백병원에선 어깨질환의 진단과 수술,2주간의 입원 및 재활치료에 총 150여만원이 소요되는데 반해 서울의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은 수술비만 130만원,나머지를 포함해 총 300여만원의 치료비가 든다.

그러면서도 유명 대학병원에서 수련한 백창희 안성찬 신윤학 등 3명의 어깨질환 전공 전문의들은 대학병원과 동등한 수준의 수술을 하고 있다. 이런 소문을 듣고 목포 부산 대구 등에서도 환자가 찾아와 여수 이외 지역의 환자 비중은 보통 30~40%를 차지한다.

이 병원은 어깨수술 전용 관절경과 MRI(자기공명영상촬영) 초음파 등 최신 장비를 갖췄다. 원래 200병상 규모인 건물을 절반으로 잘라 창을 내어 모든 병실에 햇볕이 들게 했고 매일 아침에는 10분 인사하기,점심시간에는 원내 방송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외지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덕분에 병상 가동률은 항시 95%를 넘고 평일 하루 외래진료고객이 300~340명에 달한다. 보건복지가족부도 이를 높게 평가해 지난 4월에 전문병원 시범대상 7개 정형외과 중 한 곳으로 지정했다.

백창희 원장은 "국내 정상급의 대학병원에서 수련한 의료진을 여수로 초빙하고 간호사 서비스요원 등을 재교육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며 "편견을 버리고 이젠 지방에도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병원들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