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2조 고지 선점, 신성장동력 발굴 등

새 사장 경영변화 주목

국내 통신업계의 양대 산맥인 KTSK텔레콤이 새 사장을 영입하고 새해벽두부터 변화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석채 KT 사장 후보와 정만원 SK텔레콤 신임 사장은 모두 경제관료 출신으로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은데다 기획력,추진력까지 갖춰 KT와 SK텔레콤의 색깔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두 회사의 공통 과제라는 점에서 올해 좌절된 매출 12조원 돌파의 벽을 누가 먼저 허물지도 관심사다.



◆이석채 '기획력' 정만원 '추진력' 강점

정만원 SK텔레콤 신임 사장은 위기관리 능력과 강력한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워크아웃 상태인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해 4년 만에 매출 기준 국내 6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SK그룹 위기를 조기 종식시킨 일등공신으로 최태원 SK회장의 신임도 두텁다. 행정고시 21회 수석합격자로 문교부와 동력자원부를 거치며 행정경험을 쌓은 것도 규제산업인 통신산업의 수장을 맡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텔레콤 취임 후에는 글로벌 사업 재편을 비롯,독립회사 체제로 전환 후 아직 어수선한 조직분위기를 추슬러 내부역량을 결집하는 게 정 사장의 주된 과제로 꼽힌다.

행시 7회로 30년 가까이 공직에 근무한 이석채 KT 사장 후보는 정보통신부를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 기관으로 바꿔놓았던 기획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장관으로 재임하며 정보통신에 경제관료로 쌓은 정책접근 방법을 적용,당시만해도 체신부 색깔을 짙던 정통부를 경제부처로 바꿔놓은 주역이다. KT 사장 취임 후에도 이같은 기획력을 바탕으로 KT 정체성 전환에 가장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영화 이후에도 조직 곳곳에 남아 있는 공기업 마인드를 없애고 최근 문제가 된 납품비리 등의 관행을 끊어내는 게 주된 과제다.

◆성장동력 발굴해야


새 수장으로 선임된 두 사람은 정체된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KT는 최대 수익원인 유선전화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SK텔레콤도 이동전화 가입자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국내서는 인터넷TV(IPTV),모바일인터넷 등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자회사인 KTF,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및 서비스 통합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글로벌 통신업체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업에서도 성공신화를 만들어야 한다. SK텔레콤은 미국 중국 베트남 등지에,KT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등지에 진출했지만 사업성과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보다폰,텔레포니카 등 해외 매출이 50%를 넘는 글로벌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해외 사업 실적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처지다.

두 회사는 올해 공교롭게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11조7000~9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먼저 신규사업을 활성화시키느냐에 따라 통신업계의 오랜 숙원인 매출 12조원 돌파를 푸는 동시에 KT는 업계 1위 수성,SK텔은 업계 1위 탈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새해에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한데다 황금 주파수 재분배,KT-KTF 합병 등 통신시장을 뒤흔들 일이 연이어 예고돼 있다"며 "양사 새 수장들이 어떤 경영을 펼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