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금액 5000억~6000억 추정…소주시장 '지각변동' 예상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가 소주 '처음처럼' 등을 생산하는 두산의 주류사업(두산 주류BG)을 인수,소주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에 상당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주류BG 매각 입찰에 참여한 롯데가 7개 사모펀드(PEF)와의 경합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과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사모펀드들보다 인수금액을 적게 써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퇴직급여충당금 등 다른 부문에서 많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정확한 인수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롯데가 5000억~6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두산그룹 관계자는 "M&A(인수합병) 과정의 비밀보호 원칙상 확인해 줄 수 없다"며 "22일 우선협상 대상자와 추후 매각 일정 등에 대해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 주류BG는 '처음처럼'을 비롯 '산''그린' 등 소주 브랜드와 약주 '국향''군주',와인 '마주앙'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앞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아사히주류 판매목표 달성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모펀드들에 비해 결코 응찰가격이 낮지 않다"며 저가 입찰설을 일축했다. 이 사장은 또 "롯데칠성이 이미 주류사업을 하고 있어 인수 후 소주면허 재취득 과정에서 사모펀드들보다 훨씬 용이하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롯데가 소주시장에 뛰어들면 소주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진로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롯데는 특히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데다 롯데칠성을 통해 이미 위스키('스카치블루') 와인 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사업을 하고 있어 주류 유통에도 상당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매각설이 나오는 오비맥주까지 인수할 경우 하이트-진로그룹에 버금가는 거대 종합 주류메이커로 등장하게 돼 주류업체들은 이래저래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성민/김진수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