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의회가 도로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곳까지 주택재개발을 할 수 있도록 재개발 요건을 완화했다.

서울시 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재개발의 접도율 요건을 기존 30%이하에서 40% 이하로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접도율이란 구역안에서 4m이상의 도로에 접한 건축물의 총수를 정비구역 안의 건축물 총수로 나눈 비율이다. 기존에는 도로 여건이 좋은 곳(4m 이상 도로에 접한 건물)이 30%에 불과해야 재개발을 허용했지만 이젠 도로 여건이 양호한 곳이 40%가 돼도 재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요건이 바뀜에 따라 당장 기존 뉴타운 안에 있는 10개 정도의 존치구역(뉴타운 1개 규모)이 향후 1~2년 안에 재개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시의회 관계자는 전망했다.

또 서울시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재개발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2020 재개발 기본계획'에 포함되는 구역수도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는 지난 7월 접도율 요건을 50%로 늘리려다가 재개발구역이 너무 많이 늘어난다는 여론의 지적에 따라 포기했었다"며 "이번 조치로 수십 곳이 신규로 재개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서울시가 추진했던 단독주택 재건축 요건 강화도 무산돼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지역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는 무분별한 단독주택 재건축을 막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함께 지난 10월 재건축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 30여명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다 지역주민들까지 집단반발에 나서는 바람에 입법예고까지 마치고도 국회에서 법률 시행령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단독주택 재건축을 신청한 383개 구역 가운데 요건을 갖춘 150곳을 재건축 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