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손실을 숨겨온 코스닥 상장사 진성티이씨가 주주들에게 사죄했다. 동시에 최근 주가급락으로 손실을 본 주주들을 위해서 자사주 추가취득 등 주가안정대책을 내놨다.

22일 박세광 진성티이씨 상무는 한경닷컴과 전화통화를 통해 "씨티은행과 맺은 파생상품 등 외환관련 손실을 뒤늦게 고백해 주가가 급락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자체적인 손실평가 과정에서 계산상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또 "증시전문가들이 4분기에도 200억원 이상의 외환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 원·엔환율을 감안하면 90억원 가량의 추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주장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진성티이씨의 4분기 외환관련 손실이 대략 200억원(원·엔환율 1450원 가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기업가치 하락이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작년 9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미국업체와의 제품 장기공급 계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파생상품 손실을 감춰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성티이씨는 그러나 "파생상품 손실이 현재 진행중인 글로벌 건설중장비업체와 계약에 악영향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계약상 비밀사항으로 구체적인 상황을 전할 수 없지만 기업실사 때 파생상품 손실을 기업가치 평가에서 제외키로 합의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진성티이씨 주가는 이같은 외환관련 손실이 드러나면서 바닥없이 추락중이다. 지난 17일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주가는 불과 4거래일 만에 41% 가량이 떨어졌다.

진성티이씨는 이날 굿모닝신한증권과 1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계약을 맺고 주가안정에 나섰다.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손실에 통감하고 지속적인 자사주 취득을 검토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파생상품 손실에 따른 막대한 투자자들의 피해도 크지만 신뢰를 잃어 버린 게 더 치명적"이라며 "자사주 취득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기업성명회(IR) 등과 같은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