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정보화] IT서비스 빌려 쓰니 음식점ㆍ미용실도 매출늘어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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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이 정보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최근의 불황을 이겨내고 있다. 정부가 2004년 '100만 중소기업 정보화 촉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추진해온 중소기업정보화사업이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온 이 사업은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ㆍ온라인 IT 임대 서비스)로 일명 '빌려 쓰는 정보화'로 불리며 올해 말 끝난다.
정부는 앞서 2001년부터 추진한 소기업 네트워크화사업 기반 위에 ASP 솔루션을 보급하고 이용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93만7000개 기업이 ASP를 사용했고 올 들어 2분기까지 102만여개 기업이 활용해 당초 목표치 100만개 기업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중소기업 정보화가 그만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에 이를 도입한 곳이 예상보다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ASP 시장 규모도 2002년 1071억원에서 2007년 3100억원,올해 4203억원으로 매년 커지고 있다.
ASP 시장은 단지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성장했다. 정보화를 도입한 중소기업들의 경영 성과가 좋아지고 있는 것.
한국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그동안 중소기업 정보화에 성공한 사례를 발굴해 분석한 결과 대ㆍ중소기업 간 정보화 수준 격차가 2004년 15.07점에서 지난해 9.38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를 구축한 중소기업들은 기존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를 도입해 정보화를 이룸으로써 생산성은 물론 신규 시장 창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진흥원의 설명이다.
특히 5인 미만 직원을 두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정보화 효과가 바로 매출과 수익에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령 회계 담당자를 두고 회계 업무를 맡겼던 소상공인이 회계 관련 ASP 서비스를 사용하면 월 10만원도 안 되는 이용료로 한 사람의 인건비를 대체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선 마케팅에 나설 수 있고 고객관리도 주먹구구식이 아닌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이는 맞춤형 고객관리를 할 수 있어 대기업에서나 가능했던 '원투원 마케팅'을 구현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실제 한 외식업체는 ASP 서비스 도입을 통해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고 수작업이 아닌 전산으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인건비와 업무시간을 줄였다. 또 클릭 한번으로 주문,발주 업무를 처리해 발주시간을 종전에 비해 10분의 1로 줄였고 오류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 미용실 역시 ASP 서비스를 도입한 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이 미용실은 정보화 덕분에 내부 업무 외에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나 이메일을 통해 고객별 홍보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고 뷰티 관련 업체와 제휴를 맺고 상품 홍보 및 판매대행 서비스도 하고 있다.
차량 정비업소의 경우도 카센터용 ASP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 차량이력 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돼 먼 거리에 있는 고객들이 다시 찾는 효과를 보고 있다.
'차 애호가'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차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정비업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단골 고객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결국 적극적인 정보화 경영만이 불황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제공한 셈이라 할 수 있다.
정보화 기업들은 올해로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이 끝남에 따라 신규 ASP 시장으로 SaaS(Software as a Serviceㆍ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중소기업 정보화 시장을 ASP에서 SaaS로 영역을 넓혀 기존 ASP 서비스 기반 위에 핵심 모델 발굴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 및 중소 ASP 사업자들도 SaaS 기반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IT 서비스 활용을 통한 지식경영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IT 활용을 활성화하려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수시로 서비스에 반영하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발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aaS 방식은 초기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의 유지ㆍ보수가 쉽고 간편해 기업의 정보화 성공률을 대폭 신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