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두산주류BG(Business Group)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관련 업체들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두산그룹은 롯데칠성을 두산주류BG 매각 우산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칠성은 현재 '스카치블루' 등 양주 사업을 하고 있고, 아사히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주류는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국내 소주 시장 2위 업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은 진로와 두산주류가 각각 50.0%, 11.1%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롯데칠성이 두산주류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음료 및 주류 부문 종합 관리에 따른 비용 개선과 기존 주류 유통망과의 통합 관리를 통한 효율성 증대 등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음료 부문의 성장 정체를 주류 사업이라는 신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현대증권은 "부산 및 경남지역의 시장 확대로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7~18% 수준의 전국 규모 소주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류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세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롯데칠성이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평균 20% 가량의 이익률을 거두는 주류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롯데칠성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기창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류 사업부라는 신 성장동력을 찾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에 따른 판촉비 증가로 1년 가량 실적이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이트맥주와 진로 지분 47.19%를 보유 중인 하이트홀딩스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이트진로 그룹 입장에서는 롯데가 두산주류를 인수해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주류의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이 절대 기준으로는 낮지만 2등 업체"라며 "롯데의 자금력을 바탕으로한 시장 경쟁이 지금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의 기업공개(IPO)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주류 사업에 대한 롯데 그룹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롯데 그룹의 오비(OB)맥주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점쳐지며 향후 주류 시장에서 하이트진로 그룹과 롯데 그룹의 맞대결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박종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쟁 심화에 따른 진로의 수익성 저하로 진로의 IPO 리스크가 전면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롯데 그룹이 오비맥주를 인수할 경우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기창 애널리스트도 "경쟁에 따른 판촉비 증가가 나타날 것이고, 이에 따라 진로 IPO 시 실적 감소로 인해 공모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도 "통상적으로 M&A(인수·합병) 후 6개월~1년 가량의 정비기간이 소요된다"며 "하이트홀딩스가 IPO를 내년 6월쯤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롯데의 정비 기간 동안 진로가 최대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2일 오후 1시 38분 현재 롯데칠성은 1.00% 오른 8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2.83%), 하이트맥주(-4.95%), 하이트홀딩스(-3.19%)는 하락세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