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3억달러 시장…美 14개업체 뭉쳐 日 추격
日, 정부차원 지원…EUㆍ中도 기술개발 집중 투자

차세대 자동차의 주력으로 꼽히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국은 국가 프로젝트로 차세대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으며,관련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짝짓기'에 나섰다. 연료전지 시장은 오는 2014년 2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에서 앞선 일본은 오는 2015년까지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50% 높이고,가격은 7분의 1로 낮춘다는 목표 아래 범 정부 차원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에만 정부 예산으로 30억엔(450억원) 이상을 업계에 지원했다.
위기의 車시장…연료전지 개발에 '사활'
미국은 에너지부 주도로 중장기 연료전지 개발 프로젝트인 '프리덤 카'를 운영중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GM(제너럴모터스)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와 관련 업체들은 연료전지 개발로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3M 존슨콘트롤스 에너시스 등 14개사가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컨소시엄은 미 정부에 10억달러의 자금지원도 신청할 계획이다. GM과 포드 등 미 자동차업체들은 2010년까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전기코드를 꼽아 충전하는 플러그인 방식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지만 막상 전기차에 탑재할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은 아시아 경쟁업체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유럽연합(EU)은 새로운 2차 연료전지 개발을 목표로 한 '알리스토어' 프로젝트를 시행중이다. 중국은 정부 기술개발 프로젝트인 '863프로젝트'에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전지 개발을 포함시켜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석유와 전기를 동시에 쓰는 자동차다. 한국도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고용량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나선 상태다.

국경과 업종을 넘어선 업체간 제휴도 활발하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보슈와 한국 삼성SDI는 리튬이온전지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양사는 전지구동부터 엔진제어까지 한꺼번에 가능한 종합 하이브리드시스템을 개발,오는 2011년부터 시판하기로 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산요전기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전지를 공동 개발키로 지난 5월 합의했다. 폭스바겐은 내년부터 아우디의 'Q7' 등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할 예정이다.

각국이 연료전지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은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 부품일뿐만 아니라 '포스트 석유시대'의 전력,에너지 산업 등에서 연료전지 기술력이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 IBM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신형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가 될 것이며,연료전지 기술력이 강한 업체가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18년께 현재의 20배인 962만대에 달하고,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수요는 7660억엔(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인한/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