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4년간 29억7100만원 상품권 뿌리기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06~2007년 2년간 총 174억원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더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원은 또 2004년부터 4년간 운영경비로 29억71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이 22일 공개한 'ETRI 기관운영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2006년과 2007년 각각 252억원,265억원의 결산잉여금(전 회계연도의 수입에서 지출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과다 산출한 뒤 각각 205억원,150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정부 기준보다 174억원이나 많은 액수다.

이 연구원은 또 2003~2006년 매년 사용하지 않은 인건비 예산을 다음 연도로 이월하지 않고 직원 월급을 기준보다 최대 4.7%포인트 많은 8.8%까지 인상해주는 데 사용했다. 5년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는 연례적인 연봉인상분에 일률적으로 1.9%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줬다.

근무 시간에 무단 이탈해 골프를 친 사례도 이번 감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5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연구원 직원 3명이 6차례에 걸쳐 소속 부서장 승인 없이 근무시간 중 직장을 이탈,대덕특구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감사원은 "전자통신연구원,원자력연구원,표준과학연구원 등 3개 정부출연기관을 표본조사한 결과 일반인이 연구원의 명의를 도용해 골프장 이용료를 부당할인 받은 사례가 2380건에 378명에 달했다"며 "해당 연구원 등에 직원 복무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