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정치권에 쏟아진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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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ㆍ고소영 내각
사냥 끝난 사냥개는 필요없다
일하다 접시 깬 공무원이 더 낫다"
여야가 10년 만에 뒤바뀐 2008년 정치권에선 거침없는 말의 성찬이 이어졌다.
지난해 대선 때 못지않은 '독설'이 연일 쏟아졌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단연 '강부자''고소영'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새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상징어다. '강남 땅부자''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의 준말인 두 단어는 이명박 정부의 학맥ㆍ종교ㆍ지역ㆍ계층의 한계를 압축한 것으로 MB정부에 치명타를 안겼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 "군살을 빼야 한다(1월14일 연두기자회견 등)"는 말을 유독 자주 썼다. 이 대통령은 새해 첫날 인수위 시무식에서 "자신과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라"고 한 것을 필두로 "애로사항 있으면 내게 직접 연락해달라(9월18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위기 땐 일하다 접시 깬 공무원이 더 낫다(12월16일 경제운용방향 보고대회)"는 등 1년 내내 실용적 정부 운용에 초점을 맞췄다.
쇠고기 파동ㆍ촛불집회와 세계 금융위기 국면을 전후로 정치권에선 '인적 쇄신' 요구가 거세게 몰아쳤다.
여당에서는 당내 계파갈등 봉합 차원서 "박근혜에 선물을 준 뒤 총리 맡겨야 한다(6월10일 김영선 의원)"는 말부터 "정권 바뀌면 공직자도 교체해야 한다(11월10일 정몽준 최고위원)"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명기 방침과 관련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일본과 물리적 충돌 사태가 발생한다면 독도 수비대 병사로 종군하겠다(7월15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또 정부가 '수도권 규제 유지'를 검토한다는 보도에 김문수 경기지사는 "현 정부의 정책은 배은망덕하다. 우리도 촛불집회하겠다(7월23일)"고 엄포를 놨다.
연말 정가엔 MB정부 창업공신들에 관한 하마평이 뜨겁게 달궈졌다. 미국에 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 여부를 놓고 "지금은 사냥이 다 끝나 사냥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11월12일 권영세 의원)"라는 '사냥개 논쟁'이 불거졌고 개혁입법안에 대한 당 소속의원 성향을 기록한 문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상득 의원은 "내가 무슨 죄인가(12월10일)"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포공항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1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년을 생각하면 할 말도 많지만 지금은 할 말을 다 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청와대 들어가서 연락 안 한다고 서운해하는 분들 이해해달라.국민 눈치보느라 그렇다"고 올 한 해를 회고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사냥 끝난 사냥개는 필요없다
일하다 접시 깬 공무원이 더 낫다"
여야가 10년 만에 뒤바뀐 2008년 정치권에선 거침없는 말의 성찬이 이어졌다.
지난해 대선 때 못지않은 '독설'이 연일 쏟아졌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단연 '강부자''고소영'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새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상징어다. '강남 땅부자''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의 준말인 두 단어는 이명박 정부의 학맥ㆍ종교ㆍ지역ㆍ계층의 한계를 압축한 것으로 MB정부에 치명타를 안겼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 "군살을 빼야 한다(1월14일 연두기자회견 등)"는 말을 유독 자주 썼다. 이 대통령은 새해 첫날 인수위 시무식에서 "자신과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라"고 한 것을 필두로 "애로사항 있으면 내게 직접 연락해달라(9월18일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위기 땐 일하다 접시 깬 공무원이 더 낫다(12월16일 경제운용방향 보고대회)"는 등 1년 내내 실용적 정부 운용에 초점을 맞췄다.
쇠고기 파동ㆍ촛불집회와 세계 금융위기 국면을 전후로 정치권에선 '인적 쇄신' 요구가 거세게 몰아쳤다.
여당에서는 당내 계파갈등 봉합 차원서 "박근혜에 선물을 준 뒤 총리 맡겨야 한다(6월10일 김영선 의원)"는 말부터 "정권 바뀌면 공직자도 교체해야 한다(11월10일 정몽준 최고위원)"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명기 방침과 관련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일본과 물리적 충돌 사태가 발생한다면 독도 수비대 병사로 종군하겠다(7월15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또 정부가 '수도권 규제 유지'를 검토한다는 보도에 김문수 경기지사는 "현 정부의 정책은 배은망덕하다. 우리도 촛불집회하겠다(7월23일)"고 엄포를 놨다.
연말 정가엔 MB정부 창업공신들에 관한 하마평이 뜨겁게 달궈졌다. 미국에 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 여부를 놓고 "지금은 사냥이 다 끝나 사냥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11월12일 권영세 의원)"라는 '사냥개 논쟁'이 불거졌고 개혁입법안에 대한 당 소속의원 성향을 기록한 문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상득 의원은 "내가 무슨 죄인가(12월10일)"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포공항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1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1년을 생각하면 할 말도 많지만 지금은 할 말을 다 할 때가 아닌 것 같다"면서 "청와대 들어가서 연락 안 한다고 서운해하는 분들 이해해달라.국민 눈치보느라 그렇다"고 올 한 해를 회고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