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팔려니 산타랠리 기대감이 발목을 잡고, 갖고 있자니 뚜렷한 호재가 없는 게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고 추격매수에 나서기에는 1200선 돌파가 여전히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연말, 연초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지만 단기간 지수 상승 부담감과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의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기관의 매도는 연일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여부는 그동안 지수를 이끌어 온 프로그램 매매와 외국인 수급 동향을 통해 가늠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 볼때 11월말 이후 지수 상승을 끌어올린 주체는 프로그램과 외국인으로 각각 3조원, 1조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는 헤지펀드 청산 매물 일단락과 연말 대차거래 상환을 위한 쇼트커버링 유입, 환율을 감안한 저평가 메리트, 투자심리 호전, 연말 배당 차익을 노린 매수세 유입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동성 확대와 환율 안정 등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경우 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외국인은 21일까지 나흘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했지만 22일 오전 현재 400억원 이상 순매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하며 한때 133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믿었던(?) 프로그램 매매마저 소폭 매수 우위에 그치며 지수는 1150선까지 되밀리고 있다.

주가 상승폭보다 환율하락폭이 높아 환율이 단기 저점에 근접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외국인이 여전히 특정업종보다는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업종과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접근해 소극적 매매에 나서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매방향을 확신하게 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 방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수급적으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 잔고 중 배당을 겨냥해 유입된 매수세가 배당락(29일) 전후로 청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급상황도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가운데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요인이 추가 반등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면서 지수는 당분간 정부의 정책 호재와 경기침체 우려 속에 혼조 흐름이 예상된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차익실현을 통한 현금확보와 배당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세우라고 전문가들은 제시하고 있다. 한 템포 쉬어가면서 연초를 대비한 포트폴리오 교체 시점으로 삼거나 순환매를 이용한 낙폭과대주 중심의 접근도 유효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