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력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으로는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M&A)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해 국부펀드를 끌어들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글로벌 FDI 여건 변화와 한국 FDI 유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다른 경쟁국에 비해 한국 FDI(외국인직접투자)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07년 세계 FDI 유입 규모는 연평균 36.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FDI 유입 증가율은 오히려 32.8%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세계 FDI 유입 규모 중 우리나라 비중은 2004년 1.25%에서 2007년 0.14%로 축소됐다.

특히 내년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글로벌 FDI 규모가 축소돼 우리나라의 FDI 유치 전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연구소는 우려했다.

연구소는 대안으로 국부펀드 유치를 위해 M&A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위축되는 대신,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축적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의 국부펀드가 주요 투자자로 부상할 것이란 설명이다.

국부펀드 규모는 5조달러로 사모펀드(5400억달러)의 10에 달하지만, FDI 투자 규모는 100억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다.

연구소는 "국부펀드의 경우 대부분 M&A 형태의 FDI를 실시하고 있어 반M&A 정서를 극복하고 국경을 넘는 M&A 유입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또 금융 경색과 다국적 기업의 실적 악화 등으로 기존 FDI의 투자 회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고비용 구조와 대립적 노사관계, 과다한 규제, 열악한 주거 여건, 외국인 투자에 대한 부정적 정서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증액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별도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유치 기관과 담당 공무원의 실적 평가 때 증액 투자 성과를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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