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야심차게 한국형 뉴딜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철도 투자의 경우 관련주들은 실익이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한국판 뉴딜 10대 프로젝트’에서 도로사업, 철도사업, 4대강 살리기, 경인운하 조기추진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0대 프로젝트에 총 45조원을 조기 투자하고, 철도의 경우 예산의 67%를 내년 상반기에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철도 관련주, 있긴 있지만…

증시에서 철도관련 테마주로 꼽는 종목에는 미주레일, 대아티아이 등이 있다.

미주레일은 승강기용 가이드레일, 경량 레일 등을 제조한다. 승강기용 가이드레일의 비중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작정 철도수혜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철도 레일 제조는 오히려 대형 철강업체들이 많이 한다. 그러나 이 경우 매출 비중이 낮아 의미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

문정업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은 매출의 20% 가량을 형강류 부문에서 올리는데, 그 중에서 레일 부분만 따지면 여기서 더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철도 투자 예산을 얼마나 집행할 지 확인되어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아티아이의 경우, 철도신호제어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라서 다른 철도株에 비해서는 철도 투자와 관련성이 높다. 그러나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아티아이의 경우 철도 노선이 새로 생기면 철도 신호제어에 대한 신규 수요가 생길 수는 있지만, 이번 정부 투자가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철도망을 엄청나게 새로 까는 투자가 아니라 일부 추가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건설 담당인 박형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수혜주를 꼽으려면 해당 분야의 매출 비중이 커야 하는데, 건설업종의 경우 철도 건설만 따로 뽑아서 의미 있는 비중을 지닌 종목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형렬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철도공사는 플랜트 공사처럼 뛰어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아니어서 굳이 수혜주를 꼽으라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업력이 오래된 대형 건설업체 정도”라는 시각을 보였다.

아무래도 철도 투자는 건설주를 비롯해 주가에 영향력을 미치기 어려운 재료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