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32.93대만달러

대만달러화 가치가 7년 만에 최대 폭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달러 가치는 지난 22일 타이베이 외환시장에서 1.2% 떨어진 달러당 32.93대만달러를 기록했다. 2001년 5월28일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23일에도 대만달러 가치는 0.3% 밀리며 달러당 33.03대만달러에 거래됐다. 대만달러 값은 지난주만 해도 주간 기준으로 10여년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셈이다.

대만달러의 급격한 약세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아웃소싱업체인 혼하이정밀이 감원을 발표하면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세 배 이상 심각하다고 밝힌 데다,11월 수출주문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11월 수출주문은 전년 동기보다 28.5%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 전망치(-13.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11월 산업생산도 28.3% 줄어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산하 연구기관인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이 올해 아시아 통화 가운데 최악의 약세를 보인 한국 원화와 인도 루피화가 내년에는 빛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원화와 루피화는 올 들어 각각 달러 대비 30%,18%씩 절하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머징마켓 자산 투자 매력이 살아나고 글로벌 경기 또한 점차 회복되면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원화 가치는 내년 중반까지 6% 올라 달러당 1242원을 기록하고 이어 내년 말에는 1185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올 들어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치가 가장 많이 오른 중국 위안화의 경우 내년에는 이 같은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정부가 수출기업 보호를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밖에 아시아 통화 가운데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낸 싱가포르달러 가치는 내년 중반까지 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