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률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러시아펀드로 최근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관심이다. 손실폭이 워낙 커 기존 투자자들이 선뜻 환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반등을 노린 자금이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펀드 잔액은 91억원 늘어 지난달 153억원이 순유입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중국(-536억원) 브릭스(-314억원) 일본(-194억원) 인도(-69억원) 등 대부분의 해외펀드에서 신규투자보다 환매액이 많아 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펀드별로는 'JP모간러시아주식형'이 지난달부터 모두 162억원 순증해 자금이 가장 많이 늘었다.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 '봉쥬르러시아주식' 등도 최근 두 달 사이에 수십억원씩 순유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증시가 바닥이라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들이 1~2개월 단기반등을 기대하고 신규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입 1개월까지는 환매수수료가 이익금의 70%에 달하지만 한 달만 넘기면 30%로 부담이 준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재테크 사이트에는 러시아펀드를 활용한 단타 경험담을 소개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 러시아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5%로 해외펀드 중 가장 부진하다.

하지만 당분간 러시아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유 등 천연자원 가격 약세와 정치적 불안 등으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브릭스 국가 중 증시 전망이 가장 부정적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