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쇼핑 대목을 맞았지만 경기 침체로 부진한 매출을 보일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40개 소매업 체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11월과 12월 동일점포 매출액은 1.5~2%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69년 이래 최악의 시즌 기록이다.

또 ICSC는 12월 20일 전후 7일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0.6%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지난 주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방에 10년 만의 폭설이 쏟아지면서 크리스마스 전 토요일인 지난 20일 '슈퍼 토요일(Super Saturday)'의 분위기도 신통치 않았다.

아메리카리서치그룹 조사에 따르면 슈퍼 토요일에 쇼핑을 한 미국인들은 38.7%에 불과했고, 이 중 69%가 할인점인 월마트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월마트 쇼핑객 비율이 단지 33%에 불과했지만 경기침체로 저렴한 물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메이시스, 헤네스&모리츠 등 소매업체들은 연말 매출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크리스마스 전까지 24시간 야간영업을 실시하고 할인폭도 늘릴 계획이다.

연말 쇼핑 시즌이 소매업체들의 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40%에 달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신용위기와 실업률 증가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꽁꽁 닫히면서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나 의류업체 앤테일러 등의 소매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을 감행했다"면서 "이는 소매업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4분기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