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반성문 쓰는 웨스턴...서구의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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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자멸 리처드 코치 외 지음 |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317쪽 | 1만5000원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은 서구인들 사이에 종말론적 혼란과 불안감을 퍼뜨렸고,여기에 대해 적절한 위안을 찾고자 한 결과가 바로 오스발트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1918~1922년 출간)이었다.
문명이라는 것은 생명체와 같아서 발생과 성장,노쇠를 거쳐 사멸하며 화려하게 피었다 사라진 그리스ㆍ로마 문명이 그러했듯 지금 서구 문명도 사멸의 문턱에 서 있다고 슈펭글러는 '올바르게'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아널드 토인비는 2차 세계대전의 포성을 귓전에 들으며 '도전과 응전'이라는 문명의 주체적 노력 여하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9ㆍ11테러 이후 서구인,특히 미국인들이 느끼는 문명의 불안감은 100년 전 슈펭글러에 못지않은 것 같다. 역사ㆍ사회학자들은 물론이고 경영 컨설턴트까지 문명의 위기를 걱정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을 의식한 것이 명백한 이 책 《서구의 자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구인들이여,도덕 재무장 운동을 펼치자'로 귀결된다.
서구 문명을 둘러싼 불안감의 근본 원인은 정치나 경제 문제보다 정체성의 혼란이기 때문에 '이상적이고 낙관적이었던' 서구 문명의 장점들을 다시 바로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섯 가지 중심 사상-기독교와 낙관주의,과학,성장,자유주의,개인주의-이 위대한 서구 문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서구 문명은 지금 무관심과 파시즘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청교도(?)적 도덕과 용기로 재무장함으로써 세계를 주도하는 문명으로 남을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서구 문명은 대체로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확립 이후로 한정된 것 같다. 이 시기는 그들에게 성공과 영광의 시대였지만,세계의 다른 곳에선 인욕의 시대였다.
따라서 이 책에서 우리가 읽을 것은 서구 문명에 대한 그들의 자아 비판이지,도덕 재무장에 동참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은 서구인들 사이에 종말론적 혼란과 불안감을 퍼뜨렸고,여기에 대해 적절한 위안을 찾고자 한 결과가 바로 오스발트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1918~1922년 출간)이었다.
문명이라는 것은 생명체와 같아서 발생과 성장,노쇠를 거쳐 사멸하며 화려하게 피었다 사라진 그리스ㆍ로마 문명이 그러했듯 지금 서구 문명도 사멸의 문턱에 서 있다고 슈펭글러는 '올바르게'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아널드 토인비는 2차 세계대전의 포성을 귓전에 들으며 '도전과 응전'이라는 문명의 주체적 노력 여하에 따라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9ㆍ11테러 이후 서구인,특히 미국인들이 느끼는 문명의 불안감은 100년 전 슈펭글러에 못지않은 것 같다. 역사ㆍ사회학자들은 물론이고 경영 컨설턴트까지 문명의 위기를 걱정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을 의식한 것이 명백한 이 책 《서구의 자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구인들이여,도덕 재무장 운동을 펼치자'로 귀결된다.
서구 문명을 둘러싼 불안감의 근본 원인은 정치나 경제 문제보다 정체성의 혼란이기 때문에 '이상적이고 낙관적이었던' 서구 문명의 장점들을 다시 바로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섯 가지 중심 사상-기독교와 낙관주의,과학,성장,자유주의,개인주의-이 위대한 서구 문명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서구 문명은 지금 무관심과 파시즘의 길로 갈 것인지, 아니면 청교도(?)적 도덕과 용기로 재무장함으로써 세계를 주도하는 문명으로 남을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서구 문명은 대체로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확립 이후로 한정된 것 같다. 이 시기는 그들에게 성공과 영광의 시대였지만,세계의 다른 곳에선 인욕의 시대였다.
따라서 이 책에서 우리가 읽을 것은 서구 문명에 대한 그들의 자아 비판이지,도덕 재무장에 동참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