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년 만에 기쁜 성과를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땀을 흘린 직원들과 제조업체 및 하청업체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모두 힘을 합해 내년에는 3000만 불, 후년에는 5000만 불의 목표를 이루겠습니다. "

(주)에이씨아이케미칼아시아의 김현수 대표(사진)가 이달 2일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2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한 후 밝힌 소감이다.

석유화학제품 무역사업에 주력하는 이 회사는 어려운 무역환경 속에서도 시장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국내 메이커들의 해외 시장 개척에 '나침반' 역할을 해 왔다.

(주)에이씨아이케미칼아시아는 지난 2004년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했다. 1992년 고합그룹(현재 롯데그룹에 합병) 무역사업부에 입사해 6년간 무역업의 노하우를 익힌 김 대표가 퇴직금 500만 원을 밑천 삼아 친구 사무실에서 더부살이를 한 것이 시초다.

설립 초기에는 무역자금을 주는 은행이 없어 회사 경영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5년 시작한 환경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돈을 투자해 폐기물 재활용 기계를 자체 제작했지만 실적부터 요구하는 기업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성실함으로 믿음과 신뢰를 끌어내 조금씩 매출을 늘려갔다. 지금은 은행에서 200억 이상의 신용공여를 받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통영, 안성, 천안 등의 많은 지자체에 재활용 기계를 납품하고 있다. 김 대표의 '정도경영'이 성공비결로 작용한 것이다.

환경사업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20년 이상 앞선 유럽의 선진기술을 들여와 국내 실정에 맞게 개선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여기에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국가로 환경플랜트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중소기업체 CEO들은 가진 것을 모두 내놓고 인생을 건 싸움을 한다"며 "대기업들은 작은 기업을 향한 불평등 관행을 거두고 기술력의 객관적 평가로 평등한 대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를 부탁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