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는 석유 개발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화학부문의 이익 감소를 막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는 4분기 국제 유가 및 유화제품 가격 급락으로 지난 10월 5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올해 초 18만원에서 3분의 1토막난 셈이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우려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하나둘씩 나오며 8만원 수준까지 가파르게 치고 올라왔다.

동부증권은 4분기 SK에너지의 매출은 10조원, 영업이익은 46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사상 최고였던 지난 3분기보다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35.9% 감소한 수치다. 백관종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석유 개발 부문의 이익 감소 둔화와 윤활유 이익 증가가 실적을 지지해 줄 것"이라며 "사상 최고 수준이던 2~3분기를 제외하면 최고 수준에 달하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SK에너지가 내년 주목받는 것은 석유개발 부문의 생산량 증가 때문이다. 내년 1분기부터 석유 개발 수익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백 센터장은 "지난 9월과 10월 생산을 개시한 페루와 베트남 유전으로부터 배당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페루의 또 다른 광구에서도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루 원유 생산능력은 작년 2만2000배럴에서 올해 3만1000배럴,내년에는 6만3000배럴로 증가해 이익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제품 구성의 다각화로 이익의 안정성이 좋은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에너지는 석유개발과 정유 화학 윤활유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수직계열화돼 있다"며 "정제부문의 성장성 둔화가 기타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상쇄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도 "세계 석유 수요 부진으로 정제마진은 약세가 예상되지만 경유 등유 등 수요가 꾸준한 경질유 제품 마진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목표주가는 9만~10만원 수준으로 여전히 3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 백 센터장은 "정유ㆍ유화경기가 장기 하락 사이클에 진입한 것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산정한 목표주가가 1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키움과 NH투자증권은 각각 9만6000원,9만원에 '매수' 추천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