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별 의미없이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오늘의 운세'를 봐도 될까요?" "아파트 부녀회가 '아파트값 담합'을 제안하는데 거부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직면할 수 있는 물음들이다. 이런 의문에 대해 천주교 부산교구의 장재봉 신부가 주보를 통해 답해 오던 것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소곤소곤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와 <소곤소곤 이렇게 설명하세요>라는 두 권의 책이다.
장 신부는 운세를 보는 것에 대해 "하느님께서 너무 싫어하는 일"이라며 "오늘의 운세를 볼 시간에 주님께 하루를 맡기는 기도를 바치라"고 권했다. 또 아파트값 담합 제안에는 "그리스도인은 생각과 말과 행위 모두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한다"며 "선과 악을 분별하지 않고 무조건 동조하는 행위는 어둠의 행위"라고 조언했다.
가톨릭이 술이나 담배를 허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성경은 향락주의를 경고하지만 이는 결코 인간의 먹거리를 간섭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장 신부의 설명.그는 "믿음이 약한 이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예수님처럼 먹고 마시는 일에 온전히 자유롭기를 권하는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진정 외적인 것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을 만나기 원하신다"고 덧붙였다. 음식은 부차적인 삶의 취향일 뿐이지만 주님께서 주신 몸을 아끼는 마음으로 금연하고 절주하기를 그는 권했다.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에는 이 밖에도 도올 김용옥씨의 '구약성경 폐기론',차례나 조상의 제사,철학관에서의 작명과 택일,불가피한 낙태,본당 신부의 옳지 못한 행위 등 가톨릭 신자들이 고민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답이 실려 있다.
또 <이렇게 설명하세요>에는 온라인으로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지,죄를 지어도 성사만 보면 되는지,기도로 하느님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지 등 '발칙한' 물음과 답을 싣고 있다. 온라인 고해성사는 교황청에서 금한 일로 우편이나 매체를 이용할 경우 사제가 참회자의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신부는 서문에서 "그간 곤혹스러운 질문이나 상황에는 함께 헤쳐나갈 궁리를 했다"면서 "이 책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여유와 시간이 넉넉해지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천주교 부산교구 펴냄,각권 5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