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우려가 산타랠리 기대감을 잠재우며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코스피지수는 24일 전날보다 15.80P(1.37%) 하락한 1128.51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가 주택판매 부진과 3분기 국내총생산 감소 등에 따른 경기침체 확인으로 약세를 기록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구조조정 우려가 시장 전반을 압박하자 지수는 장중 순식간에 1113.17까지 미끄러지며 20일선(111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가 등락을 거듭했지만 장 후반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수는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마스 휴일(25일)을 앞두고 이틀 연속 거래대금이 3~4조원대로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 속에 연기금은 홀로 매수에 나서며 방어에 안간힘을 쏟았다.

개인은 1393억원 순매수했으며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27억원, 1015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56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은 배당락을 앞두고 장중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물이 출회됐지만 장 막판 차익 매도 규모가 줄고 비차익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3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구조조정의 중심에 선 운수장비와 건설업종이 각각 3.70%, 2.80% 하락했으며 은행업종도 2.62% 하락했다. 기계업종은 기관 매도 속에 4.46% 급락했다.

반면 음식료(0.76%), 의료정밀(0.72%), 섬유의복(0.54%), 통신(0.07%)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0.77% 올랐지만 한국전력(-1.48%), KT&G(-0.59%), KT(-0.38%), LG전자(-2.01%) 등은 내렸다.

구조조정 우려로 현대중공업(-3.43%), 현대미포조선(-2.64%), 삼성중공업(-4.50%) 대우조선해양(-8.15%) 등 조선주와 대림산업(-5.71%), 두산건설(-6.79%), 대우건설(-5.36%), GS건설(-3.75%) 등 대형건설주들이 동반 급락세를 기록했다.

신한지주(-1.32%), KB금융(-4.49%), 우리금융(-5.76%), 하나금융(-3.67%), 외환은행(-2.07%) 등 금융주도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나란히 하락했다.

혜인은 이날 라파도이엔씨의 공개매수 마감일을 맞아 인수합병 재료가 부각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금강공업 역시 M&A 가능성이 재부각되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창제지는 대규모 공급계약에 상한가로 치솟았으며 유니켐은 최대주주의 경영권 양도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쌍용차는 상하이차 철수 가능성 부각으로 장중 급락세를 보였다가 상하이차의 자금 지원이 알려지면서 장 만팍 반등하며 0.99% 올랐다. C&중공업은 채권단의 긴급자금지원 결정 지연으로 4.97% 하락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상한가 9개를 포함, 263개에 그쳤으며 568개 종목은 하락했다. 60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실기업의 퇴출이 빨라지는 것은 향후 경기침체가 깊어질 경우 커질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부실기업 퇴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주식시장 반등이 각국의 금리인하 공조와 경기부양책 발표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기업실적과 경기상황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깊어지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