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OPEC' 출범] 러시아 에너지 패권 강화…가스가격 상승ㆍ무기화 우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러시아가 주도하는 '가스판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탄생함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담합과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를 앞세워 패권주의를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16개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참여한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7차 회의에서 강령을 채택하고 본부를 정함으로써 정식 기구로 출범했다. 이날 회의에는 16개 회원국 중 러시아 이란 알제리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이집트 이란 카타르 리비아 트리니다드토바고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등 12개 가스 수출국 장관이 참석했으며 노르웨이가 옵서버 자격으로,카자흐스탄은 초청국 자격으로 각각 참가했다.
'가스 OPEC'은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천연가스 생산국도 OPEC과 유사한 형태의 카르텔을 형성,에너지 생산국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2001년 7월 이란 테헤란에서 결성된 GECF는 그동안 협의체 형식에 머물러 있었으나 올초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를 중심으로 출범 작업이 본격화됐다.
그동안 천연가스를 수입해야 하는 서방국가들은 '가스 OPEC'이 에너지 안보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고 가격 조작 등을 낳을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원유 수출국이자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가 에너지를 앞세워 패권확대를 노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분쟁으로 유럽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스 OPEC'이 출범해 유럽 등 서방국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의 71%가 우크라이나를 거치며,EU는 전체 가스 수요의 25%를 러시아 수입분으로 충당한다.
세르게이 슈마트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기구 출범에 반대해 온 서방 국가들을 의식한 듯 "우리는 가격 담합을 위해 OPEC과 같은 카르텔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에너지 장관은 "GECF가 OPEC과 동일한 원칙을 공유해야 한다"고 언급,서방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가스전이 고갈되고 있고 새로운 가스전은 접근성이 떨어져 개발과 운송에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며 "값싼 천연가스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천연가스는 장기 계약으로 거래돼 OPEC처럼 매달 생산을 조절해 가격에 영향을 주긴 어렵지만 중기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단기거래가 가능한 국제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을 통한 가격 조작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이날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다음 달 19일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아랍 경제 정상회의에서 OPEC 임시 회의를 개최해 추가 감산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16개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참여한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23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7차 회의에서 강령을 채택하고 본부를 정함으로써 정식 기구로 출범했다. 이날 회의에는 16개 회원국 중 러시아 이란 알제리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이집트 이란 카타르 리비아 트리니다드토바고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등 12개 가스 수출국 장관이 참석했으며 노르웨이가 옵서버 자격으로,카자흐스탄은 초청국 자격으로 각각 참가했다.
'가스 OPEC'은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천연가스 생산국도 OPEC과 유사한 형태의 카르텔을 형성,에너지 생산국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결성됐다. 2001년 7월 이란 테헤란에서 결성된 GECF는 그동안 협의체 형식에 머물러 있었으나 올초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를 중심으로 출범 작업이 본격화됐다.
그동안 천연가스를 수입해야 하는 서방국가들은 '가스 OPEC'이 에너지 안보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시장을 왜곡하고 가격 조작 등을 낳을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원유 수출국이자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가 에너지를 앞세워 패권확대를 노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분쟁으로 유럽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스 OPEC'이 출범해 유럽 등 서방국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의 71%가 우크라이나를 거치며,EU는 전체 가스 수요의 25%를 러시아 수입분으로 충당한다.
세르게이 슈마트코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기구 출범에 반대해 온 서방 국가들을 의식한 듯 "우리는 가격 담합을 위해 OPEC과 같은 카르텔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에너지 장관은 "GECF가 OPEC과 동일한 원칙을 공유해야 한다"고 언급,서방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가스전이 고갈되고 있고 새로운 가스전은 접근성이 떨어져 개발과 운송에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며 "값싼 천연가스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천연가스는 장기 계약으로 거래돼 OPEC처럼 매달 생산을 조절해 가격에 영향을 주긴 어렵지만 중기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단기거래가 가능한 국제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을 통한 가격 조작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차킵 켈릴 OPEC 의장은 이날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다음 달 19일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아랍 경제 정상회의에서 OPEC 임시 회의를 개최해 추가 감산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