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국내 최대규모 전기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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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빠른 공정률 … 내년 7월 일관제철소 문 열어
동부제철이 24일 충남 당진 아산만에 짓고 있는 제철공장에 전기로를 설치했다. 제철소의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 설비를 완공한 것이다. 작업 공정도 예정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 내년 7월이면 동부그룹의 꿈인 '일관제철소'가 문을 열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정률이다. 이날 전기로 설치 행사에 참석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많은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있지만 위기 뒤에 다가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아산만에 영그는 꿈
동부제철의 아산만 제철공장은 '전기로 제철소'다. 철스크랩(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뽑아낸 뒤 이를 재료로 열연강판 등 철강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건자재용 냉연강판을 주로 생산해 온 동부제철은 그동안 원재료인 열연강판에 항상 굶주려 왔다.
국내 최대 생산처인 포스코로부터는 충분한 열연강판을 공급받지 못해 매번 수입해서 써야 했다. 물량 확보도 문제였지만 환율에 따라 출렁거리는 가격도 골칫거리였다. 동부그룹이 적극적으로 제철소 공사에 뛰어든 이유다.
작년 11월 시작된 공사는 내년 7월 마무리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건설 공정률은 70% 수준.이 정도 속도라면 미국의 전기로 제철회사 세베스탈 콜럼버스가 세운 세계 기록(공사기간 21개월)을 한두 달가량 앞당기게 된다.
전기로 제철소가 완공되면 쇳물에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까지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동부제철의 주력 제품인 냉연강판의 원료(열연강판)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게 돼 원가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친환경 전기로 '승부수'
이날 설치된 전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한번에 160t의 쇳물을 뽑아낼 수 있다. 기존 국내 전기로보다 시간당 쇳물 생산량이 10% 많다. 동부제철은 이 같은 규모의 전기로를 하나 더 설치할 계획이다.
이 전기로는 '콘스틸(consteel)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에너지효율이 높다. 콘스틸 방식 전기로는 원료인 철스크랩을 측면으로 연속 투입한다. 전기로의 뚜껑을 열어 고철을 투입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기가 적다. 똑같은 양의 전기로 많은 고철을 녹일 수 있는 셈이다.
전기로가 거의 밀폐돼 분진과 소음이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전기로의 배기가스로 철스크랩을 예열할 수 있는 최신 설비도 부착했다.
◆한고비 넘은 자금 조달
동부제철은 지난주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동부제철이 1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산업은행이 이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동부제철은 '자금난'이라는 시중 루머에 시달려 왔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6000억원이 넘는 투자비 마련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걱정이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이 같은 루머도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동부제철은 임직원들의 월급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구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치열한 비용 절감 노력은 기본이다. 일상 경비는 50% 이상 줄이기로 원칙을 정했다. 국내 출장은 모두 하루 만에 갔다 오는 것으로 바꿨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기로 건설이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동부제철이 24일 충남 당진 아산만에 짓고 있는 제철공장에 전기로를 설치했다. 제철소의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 설비를 완공한 것이다. 작업 공정도 예정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 내년 7월이면 동부그룹의 꿈인 '일관제철소'가 문을 열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정률이다. 이날 전기로 설치 행사에 참석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많은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있지만 위기 뒤에 다가올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아산만에 영그는 꿈
동부제철의 아산만 제철공장은 '전기로 제철소'다. 철스크랩(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뽑아낸 뒤 이를 재료로 열연강판 등 철강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건자재용 냉연강판을 주로 생산해 온 동부제철은 그동안 원재료인 열연강판에 항상 굶주려 왔다.
국내 최대 생산처인 포스코로부터는 충분한 열연강판을 공급받지 못해 매번 수입해서 써야 했다. 물량 확보도 문제였지만 환율에 따라 출렁거리는 가격도 골칫거리였다. 동부그룹이 적극적으로 제철소 공사에 뛰어든 이유다.
작년 11월 시작된 공사는 내년 7월 마무리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건설 공정률은 70% 수준.이 정도 속도라면 미국의 전기로 제철회사 세베스탈 콜럼버스가 세운 세계 기록(공사기간 21개월)을 한두 달가량 앞당기게 된다.
전기로 제철소가 완공되면 쇳물에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까지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동부제철의 주력 제품인 냉연강판의 원료(열연강판)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게 돼 원가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친환경 전기로 '승부수'
이날 설치된 전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한번에 160t의 쇳물을 뽑아낼 수 있다. 기존 국내 전기로보다 시간당 쇳물 생산량이 10% 많다. 동부제철은 이 같은 규모의 전기로를 하나 더 설치할 계획이다.
이 전기로는 '콘스틸(consteel)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에너지효율이 높다. 콘스틸 방식 전기로는 원료인 철스크랩을 측면으로 연속 투입한다. 전기로의 뚜껑을 열어 고철을 투입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외부로 빠져나가는 열기가 적다. 똑같은 양의 전기로 많은 고철을 녹일 수 있는 셈이다.
전기로가 거의 밀폐돼 분진과 소음이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전기로의 배기가스로 철스크랩을 예열할 수 있는 최신 설비도 부착했다.
◆한고비 넘은 자금 조달
동부제철은 지난주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동부제철이 1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산업은행이 이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동부제철은 '자금난'이라는 시중 루머에 시달려 왔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6000억원이 넘는 투자비 마련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걱정이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이 같은 루머도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동부제철은 임직원들의 월급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자구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치열한 비용 절감 노력은 기본이다. 일상 경비는 50% 이상 줄이기로 원칙을 정했다. 국내 출장은 모두 하루 만에 갔다 오는 것으로 바꿨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기로 건설이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