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익성 악화 직격탄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지난 한달새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수출물량이 늘어나도 수출 금액은 오히려 줄어들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28일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망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달 휘발유 수출단가는 배럴당 45.4달러로 전달 74.02달러에 비해 64.3% 낮아졌다. 이 가격은 2004년 5월(46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휘발유 수출단가가 꼭지점을 찍었던 지난 6월 141달러의 3분의 1 밑으로 내려 앉은 셈이다.

수출단가 하락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더 많은 물량을 해외에 내다팔아도 수출금액은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달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 수출물량은 총 409만9000배럴로 작년 11월 178만6000배럴보다 2.3배 늘어났지만 수출금액은 1억8474만달러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SK에너지는 지난 달 202만7000배럴의 휘발유를 수출하며 물량을 전달에 비해 11% 늘렸으나 수출금액은 9356만7000달러로 29.5% 감소했다. GS칼텍스 역시 지난 달 휘발유 수출이 전달 72만3000배럴보다 68.7% 증가한 122만배럴이었으나 수출금액은 5545만달러로 전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정유사 관계자는 "급속한 유가 하락으로 휘발유가 원유보다 더 싼 역마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까지 겹쳐 휘발유 수출단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수출단가 급락으로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를 전혀 거둘 수 없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