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광교신도시도 노려볼만

아파트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완화된다는 정부 발표에 따라 청약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기사가 나간 뒤 시중은행의 한 직원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여보,청약예·부금 해약 안 하길 잘했네'라는 기사 때문이었다. 은행직원은 고객들로부터 이미 해약한 청약예·부금을 다시 살려달라는 요청이 빗발친다며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한번 해약한 청약예·부금은 다시 부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달라고 했다. 은행직원의 말이 맞다.

청약통장 쓸 필요가 없을 거라며 해약을 했다면 땅을 칠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일단 통장을 깼으면 다시 가입을 해서 2년을 기다려야 1순위가 된다. 한번 당첨된 통장도 다시 쓸 수 없다. 하지만 이제라도 청약통장을 다시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을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판교신도시 당첨자도 위례(송파)신도시를 1순위로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을 빼고 수도권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풀어줬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과거 5년 동안 당첨사실이 있거나,2002년 이후 청약예·부금 가입자 가운데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모두에게 혜택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 21일까지는 제약이 있었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되더라도 청약1순위 자격을 얻지 못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23조 탓이다. 재당첨 제한을 규정한 23조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주택에 당첨되면 일정 기간(3~10년) 동안 다른 분양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될 수 없다고 돼있다. 하지만 21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았더라도 청약1순위 자격을 주겠다고 발표하면서 걱정거리가 사라졌다. 정부는 앞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주택 당첨자에게 1순위 자격을 주기로 했다. 내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다. 이 기간 동안은 세대주가 청약에 당첨됐더라도 가족의 청약통장으로 청약신청을 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알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지름길로 거듭나게 됐다는 의미다. 당장 청약예·부금에 들어도 위례신도시에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요지에 들어서 입지가 빼어날 뿐만아니라,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도 저렴한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이 아직까지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리지 않아 송파구에 지어지는 물량에 대해서는 청약을 할 수 없지만,정부가 강남3구에 대해서도 해제를 추진하고 있어 기대를 걸 만하다.

광교신도시도 가능성이 있다. 광교신도시의 첫 분양물량은 14 대 1의 청약경쟁률은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률은 70% 수준에 그쳤다. 지금처럼 주택경기가 위축된다면 2,3순위까지 청약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