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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인사이드] '학력평가' 왜 문제되나… "학교현실 파악위해 불가피" 대세속 0.02%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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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2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일제고사 반대' 등의 피켓을 든 교사ㆍ학부모ㆍ청소년 단체들이 "일제고사 거부권을 보장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오전 9시,서울 거여동 거원초등학교 앞에서는 6학년 학생 20여명이 집회를 가졌다. 이 학교 박수영 교사가 '해임'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박 교사는 지난 10월14~1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한 기초학력 진단평가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들을 성적으로 서열화시키는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권유해 지난 10일 해임됐다.

    전국 단위 학력평가를 두고 '줄 세우기' 논란이 거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학력평가를 '일제고사'라고 지칭하며 '줄 세우기를 그만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 당국의 입장은 정반대다. 점수로 서열화하기 위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력을 정확히 알고 학력이 부진한 학교에 지원을 많이 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전국 단위 학력평가가 필요하다며 줄 세우기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실제 전체 시험 대상 학생 135만여명 중 1만5200여명(1.1%)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이 중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거나 정상 수업을 한 학생 수는 328명(0.02%)에 불과했다.


    ◆'초등학생까지 줄 세우기'는 과장

    올 들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포함한 전국 단위 학력평가는 모두 일곱 번 실시됐다. 초등학교 3~5학년은 한 번,6학년은 두 번 시험을 봤다. 초등학생 대상 시험은 모두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국가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와 진단평가였다. 중학교 1~2학년은 두 번씩 시험을 봤다. 중학교 3학년은 세 번 시험을 치렀다.

    이 중 '줄 세우기' 논란에 해당하는 시험은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ㆍ도교육청이 실시한 3월6일,10월29일,12월23일 시험뿐이다. 교과부가 실시한 나머지 4차례의 시험은 줄 세우기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초등학교 3학년의 경우 기초학력에 '도달'과 '미도달' 두 단계로만 성적이 나온다. 교과부가 초4~6학년과 중3,고1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험도 '우수ㆍ보통ㆍ기초ㆍ기초미달' 4단계로 성적이 나올 뿐 개별 학생의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초등학생까지 일제고사를 봐서 서열화한다'는 주장은 잘못됐다.

    하지만 시ㆍ도교육청이 중ㆍ고등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은 서열화 가능성이 있다. 서울ㆍ인천ㆍ경북ㆍ대구ㆍ부산교육청 등은 지난 3월 중1 대상으로 실시한 진단평가 결과를 원점수와 학교평균,시ㆍ도평균,학교 내 석차 백분율,시ㆍ도 내 석차 백분율 등으로 표시해 통보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전국 단위 학력평가는 자연스럽게 학교 서열화와 교사 성과 평가 자료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법적 근거 여부는 논란 여지 있어

    전교조 등은 초중등교육법 9조에 근거가 명시돼 있는 교과부 시행 시험과 달리 시ㆍ도교육청 주관 시험은 법적 근거가 없는 시험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시ㆍ도교육청 주관 시험은 전국 시ㆍ도교육감 협의회에서 합의해 실시된다. 이들은 '교육감 16명이 모여서 합의한 사항은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 시ㆍ도교육청들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7조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및 교육감은 학교에 대해 교육과정 운영 및 교수ㆍ학습 방법 등에 대한 장학지도를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도 교육감이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했다. 장학 지도 권한이 명시돼 있는 만큼 시험을 시행할지 여부는 시ㆍ도교육감들의 권한이라는 것.

    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시ㆍ도교육청들이 제시하는 근거 조항들은 교육과정 운영이나 장학지도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을 뿐,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교조의 한 실장은 "시ㆍ도교육청이 연합해 학력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시ㆍ도 간,학교 간 학력 경쟁을 부추기기 위한 의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목적 불분명" VS "부진학교 지원"

    시험의 목적에 대해서도 양측은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전교조는 "학력평가는 평가 목적도,활용 계획도 불분명한 줄세우기용 시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교육 당국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난을 위한 비난일 뿐'이라며 반박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력평가는 기초학력 부진 학생과 부진 학생이 많은 학교에 대해 적절한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목적이 없다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라 무의미한 비난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 당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의 학습을 안내하고 학교와 교사의 교육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교육과정의 필수이자 핵심"이라며 "평가 성격과 취지는 무시하고 반교육적인 시험이라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비교육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 용어풀이 ]

    ◆전국 단위 학력평가=교육과학기술부와 시ㆍ도교육청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력 진단을 위한 시험.초등학생 대상 전국 진단평가는 1996년까지,중학생 대상은 1998년까지 시행되다가 폐지됐다. 올 들어 새 정부가 '기초학력 미달 제로 플랜'을 실시하면서 다시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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